이정현 의원
‘당대표는 비박’ 당내여론 넘어야
전남 순천에서 당선된 이정현 의원이 새누리당 당권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후보로 ‘호남 재선’이라는 새 기록을 세운 이 의원이 기세를 몰아 ‘호남 출신 첫 새누리당 대표’라는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의원은 지난 13일 전남 순천에서 재선이 확정된 뒤 당선소감에서 “새누리당 당 대표에 도전해 대한민국과 새누리당을 바꿔보겠다”고 선언했다. 이 의원은 선거 전에도 유권자들에게 “당 대표가 되어 국민을 정치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는 14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선 “당이 위기에 있는데 비상대책위원장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비대위원장을 맡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당 최고위원회는 ‘원유철 비대위원장 체제’를 출범시켰다.
신한국당·한나라당 당직자로 잔뼈가 굵은 이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비례대표가 됐고, 박근혜 정부 출범 뒤 청와대 정무·홍보수석을 거치며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려왔다. 지난 2014년 7·30 재보궐선거에서 전남 순천·곡성에 출마해 26년 만에 새누리당 첫 호남 국회의원이 된 그는 ‘지역주의 장벽’을 깨트린 성과를 바탕으로 새누리당 지명직 최고위원에 올랐다.
애초 새누리당 주류인 친박근혜계에서는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의원이 당 대표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선거기간 ‘진박 감별사’를 자처한 최 의원은 총선 참패의 원인제공자로 비판받고 있고 있다. 친박계인 이정현 의원은 ‘호남 출신 당 대표’라는 명분을 앞세워 그 틈새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비박계가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당 안팎 요구도 적지 않아 이 의원의 도전이 성공할지는 알 수 없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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