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에서 칩거에 들어간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역구 사무실에 들러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공주/연합뉴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8일 광주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오던 중 예정에 없이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로 발길을 돌렸다. 선친 묘소에 들렀다가 지역구 사무실로 향했다.
정 원내내표는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비상대책위원회·혁신위원회 인선이 비박근혜계에 치우쳤다’는 친박근혜계의 비판에 대해 “(인선을 할 때) 사전에 무슨 계파 얘기를 한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당에서 혼자다. 새누리당에 내 편이 없다”며 “국민 뜻을 존중해서 가면 되는 것이지, 무슨 계파 타령이냐. 언제까지 계파, 계파 할 거냐”고 말했다. 19일 당무에 복귀할지에 대해서는 “한번 봐야 한다”고 답했다.
정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가 해체된 새누리당에서 유일한 사령탑이지만, 사태 수습 방안은 마땅치가 않다.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됐던 김용태 의원이 사퇴한 상황에서, 새로 비대위원들과 혁신위원장 인선을 하기도, 기존 계획 그대로 다시 밀어붙이기도 쉽지 않다. 정 원내대표는 광주에서 기자들이 두 선택지에 대해 묻자, 아무 말 없이 고개만 저었다.
정 원내대표 쪽은 사태 수습의 실마리는 친박계가 제공해야 한다는 기류다. 한 측근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전문가 사장(정 원내대표)이 왔는데 대주주(친박계)가 엎었다. 그러면 대주주가 먼저 태도를 정리하고 나와야지, 사장이 먼저 할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17일의 상임전국위를 앞두고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게 친박 초·재선 의원들의 반대 집단행동을 말려달라는 뜻을 전달했으나 아무런 조처가 없던 점에 불만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광주행 기차에서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과 앞·뒷자리에 앉았지만 약 2시간 동안 서로 눈길 한번 주지 않아, 청와대와 정 원내대표 간의 불편한 상황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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