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시작
여소야대 3당 구도
13·15대 때와 비교해보니
여소야대 3당 구도
13·15대 때와 비교해보니
20대 국회는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에 여소야대 3당 체제로 임기를 시작한다. 여당 권력이 취약한 다당구도라는 점에서 13대 국회와 유사하고, 임기 전반이 대통령의 레임덕 시기와 겹친다는 점은 15대 국회와 닮았다. 정치학계에선 13·15대 국회를 민주화 이후 야당의 힘이 어느 때보다 셌고, 의회 기능을 확대하는 제도 개선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졌던 시기로 평가한다. 20대 국회는 앞선 두 차례의 국회가 지녔던 특징을 모두 갖고 있다는 점에서, 역대 어느 시기보다 활발한 입법·감시·견제 활동을 펼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춘 셈이다.
13대 국회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등장한 여소야대 국회였다. 집권 민주정의당의 의석수는 125석으로 평화민주당(70석)과 통일민주당(59석), 신민주공화당(35석)의 의석 총합에 한참 못 미쳤다. 그 결과 1987년 6월항쟁의 성취인 개정 헌법의 정신이 국회 운영에도 큰 폭으로 반영될 수 있었는데, 대표적인 게 ‘연중 150일’이던 국회의 회기 일수 제한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나아가 청문회 제도를 도입해 5공청산·광주청문회가 야3당 주도로 열렸고, 비공개회의 내용도 본회의 의결을 통해 공개할 수 있게 했다. 국회의장 권한이던 본회의장 의석 배정, 사무총장 임명,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 등을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하도록 명문화해 국회 운영에 소수당의 참여 기회를 넓힌 것도 주목할 만했다. 국회의 상설화·개방화·분권화가 첫 여소야대 국회를 통해 의미있는 진전을 이룬 셈이다.
1996년 총선을 통해 등장한 15대 국회는 과반 확보에 실패한 집권 신한국당(139석)이 무소속과 야당 당선자들을 영입하면서 151석의 불안한 다수로 전반기 임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여기에 임기말 대통령의 권력누수 상황이 겹치면서 여당은 공동집권을 목표로 한 야2당(새정치국민회의·자유민주연합)의 공조에 줄곧 끌려다녔다. 이 시기 국회 운영에도 중요한 변화가 있었는데, 대정부질문에 일문일답 원칙이 도입되고 질문시간이 늘어난 게 대표적이다. 정부가 행정규칙을 제정할 경우 국회에 송부하도록 명문화해 행정권의 자의적 행사에 제동을 걸었고, 국회가 정부에 요구하는 자료의 제출 기한을 10일 이내로 규정해 대정부 견제 권한을 강화한 것도 16대 국회를 통해서였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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