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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국회의장 자리다툼…속내는 법사위원장 노린 ‘성동격서’

등록 2016-06-01 19:43수정 2016-06-01 22:38

새누리 태도 바꿔 “의장은 여당이”
더민주 “협상전략인지
진짜 의장 가져가겠다는 뜻인지”
협상 교착…7일 의장선출 못할듯

법사·운영·예결위원장 등
핵심 상임위 확보전략 분석

더민주도 “의장 가져오더라도
법사위원장은 반드시” 기류 강해
1일 여야 원구성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국회의장 자리를 두고 “1당 몫”(더불어민주당)이라는 주장과 “여당 몫”(새누리당)이라는 주장이 충돌하면서다. 국회법에 규정된 의장 선출 시한(6월7일)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전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국회법대로 자유표결로 국회의장을 선출하자’고 한 데 대해 “협상 테이블을 걷어찬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도읍 원내수석 부대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어느 당이 의장을 맡느냐는 것인데 야당이 야합해 아예 협상 테이블을 치워버렸다”며 “두 야당이 이런 꼼수를 사과하고 백지화하겠다고 선언하지 않으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수 없다.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4·13 총선에서 2당으로 전락한 새누리당은 그동안 의장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20대 국회 임기 시작(5월30일) 직후부터 “의장을 포기한다고 한 적 없다”며 강경론으로 돌아섰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야당이 1당이라 국회의장을 차지해야 한다는 건 정치권에 30년 가까이 있으면서 처음 들어보는 주장이다. 박관용 전 의장만 야당이면서도 1당으로 의장이 됐을 뿐 여소야대 국면에서도 여당이 국회의장을 맡아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이) 의장 자리를 지키겠다는 게 협상전략인지, 진짜 의장을 가져가겠다는 뜻인지 (모르겠다)”라며 “만약 진짜 가져가려는 것이라면 원구성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당인 더민주는 그동안 “의장은 당연히 우리 몫”이라고 강조해온 터여서, 의장을 새누리당에 양보하는 것은 당내의 의장 후보 준비자들을 설득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 원내대표는 “(최악의 경우 의원들의) 자유투표를 할 수 있다는 거지, 어떻게 개원 국회를 야당만 모여서 열 수 있겠느냐”라고 ‘국회의장 자유투표’ 주장을 거둬들이면서 새누리당을 다독였다.

여야의 원구성 갈등은 표면적으론 의장직을 두고 불거졌지만 실제로는 법사·운영·예결위라는 핵심 상임위 확보를 위한 ‘성동격서’라는 해석이 많다. 한 새누리당 원내 당직자는 “의장직 확보라는 것은 협상용 지렛대로 봐야 한다. 협상에서 100을 던져야 60 정도를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의장을 끝까지 쥐고 활용하면서 핵심 상임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란 것이다. 홍일표 의원도 <와이티엔>(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장직을) 우리가 꼭 가져와야 한다고 욕심낼 것까지는 없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도 더민주가 새누리당을 자극하는 ‘자유투표’ 주장까지 내놓은 데는, 국회의장 외에 법사·운영·예결위 가운데 최소한 하나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고려’가 담겨 있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법사위는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국회의장을 야당이 가져오더라도 본회의 전 최종 관문인 법사위를 새누리당에 내줄 경우 야당의 숙원인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각종 민생법안의 본회의 상정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법 규정대로 하면 국회는 오는 7일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을 선출하고 9일까지는 상임위원장 구성을 마쳐야 한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이 기한을 지키겠다고 지난달 합의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고위 당직자는 “물리적으로 법정기한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성연철 이세영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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