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박 대통령 20대 국회 개원 연설
중앙의석 사수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기립 박수로 맞아
퇴장할 때 김무성 전 대표에게 먼저 악수 청하기도
국회의장단, 여야 3당 지도부 면담에서 협력 강조
중앙의석 사수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기립 박수로 맞아
퇴장할 때 김무성 전 대표에게 먼저 악수 청하기도
국회의장단, 여야 3당 지도부 면담에서 협력 강조
13일 국회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20대 국회 개원 연설을 마친 뒤 여야 3당 지도부와 따로 환담을 하며 소통에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뒤 첫 만남인데, 덕담을 주고받으며 부드러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께 박 대통령이 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연단으로 향하는 통로 양쪽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늘어서서 박수로 맞았다. 국회의장이 된 정세균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자동탈당한 뒤 더민주와 공동 1당(122석)이 된 새누리당이 가까스로 가운데 좌석을 사수했기 때문이다.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는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박수는 치지 않았다.
27분간 연설에서 모두 21차례 박수가 나왔다. 주로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 등 몇몇이 박수를 주도했고, 야당 의원들은 가끔씩 박수에 동참했다. 박 대통령은 퇴장할 때 서청원 의원 뒤에 서있던 김무성 전 대표에게 먼저 악수를 건넸다. 김 전 대표는 최근 사석에서 “당 대표 시절 박 대통령과 제대로 얘기 한번 못했다”라고 토로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개원 연설을 마친 뒤 국회의장 접견실을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 및 심재철·박주선 부의장, 여야 3당 지도부, 양승태 대법원장·박한철 헌법재판소장 등 5부 요인과 환담했다. 박 대통령은 정 의장에게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으신 것을 축하드리고 국민 기대에 부합하는 국회를 만들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의장단 선출이나 원 구성도 원만하게 마무리된 것은 아마 헌정사에 좋은 선례로 남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 의장은 "해외 순방을 통해 많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저희가 접하고 있어 감사하고 그런 성과가 우리 경제에 활력을 주고 국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국회가 함께 할 일이 있으면 적극 도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박 대통령이 5번째 국회연설을 한 것을 두고 “박 대통령님이 국회를 제일 많이 찾아주셨다”면서 국회와의 협력을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비공개로 이어진 대화에서도 원 구성에 대한 얘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가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가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고 하자 우 원내대표가 “그건 저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또 “정치권이 총선 민심을 잘 따르면 큰 갈등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농담조로 “더민주와 새누리당이 (공동) 1당이 됐다”고 하자,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제일 중요한 2당인 국민의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으니까 2당을 잘 생각하시라”고 말해 참석자들이 웃었다고 한다.
이경미 송경화 기자 km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