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불출마로 기울자 서청원에 SOS
친박계 “당내 경륜 있는 인물 나서야”
비박계는 “추하고 창피한 짓”
친박계 “당내 경륜 있는 인물 나서야”
비박계는 “추하고 창피한 짓”
새누리당 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서청원 당 대표 출마’를 거듭 추진하고 있다. 친박계 유력 주자인 최경환 의원의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서 의원을 대안으로 내세워 당권을 차지하려는 움직임이다.
친박계 의원 10여명은 5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서청원 의원을 찾아가 “8·9 전당대회에 출마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정갑윤·조원진·김태흠·박맹우·이장우·이완영·함진규 의원 등이 자리했다. 정갑윤 의원은 “야당은 (연륜이 있는) 김종인·박지원 의원이 당의 위기를 수습하고 있다. 새누리당도 한가롭게 서로 대표를 하겠다고 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서 의원은 “이미 후배들이 출마 선언을 하고 뛰고 있는데 이 나이에 나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거기에 어깨띠를 매고 끼어들 수 없다. 상황도 맞지 않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고 정 의원이 전했다.
서 의원은 면담 뒤 기자들에게도 “한 번도 출마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재고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그는 전날에도 친박계의 출마 권유에 대해 “맞지 않는 이야기이고 생각도 전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친박계가 서 대표 출마를 떠미는 것은 자칫하면 당권을 비박근혜계에 넘겨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친박계의 유력한 대표감으로 꼽혀온 최경환 의원은 ‘총선 패배 책임자 자숙론’과 청와대 서별관회의 논란 속에 전당대회 불출마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조원진 의원은 “최 의원이 안 나오는 상황으로 되는 것 같다. 이 상황에서 서 의원 말고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친박계가 ‘서청원 대표 추대’ 분위기를 만들려는 의도라는 시각도 있다. 정갑윤 의원은 “추대를 한다면 서 의원이 나설 여지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에 한 비박계 의원은 “한마디로 창피한 일이다. 서 의원이 출마한다면 새누리당의 퇴보 행태에 정점을 찍게 될 것”이라며 “친박계가 당권을 절대 놓지 않겠다는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성연철 이경미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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