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새누리당 당대표 후보가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새누리당 대표 경선에 나선 주호영 의원(4선·대구 수성을)은 2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비박도 친박도 아닌 무계파가 당선돼야 계파 갈등을 완화할 수 있다”며 “당내 중립지대를 넓히겠다”고 강조했다. 정병국 후보와 단일화 요구를 받는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단일화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고민은 있다고 했다.
-가장 늦게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넘어진 김에(공천탈락) 쉬어가라는 말이 있어서, 처음엔 출마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전당대회가 또 다시 계파 대결로 흐르니, 이러다간 공멸할 것 같았다. 싸움을 말리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변에서 나서달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 그 얘기 듣고도 안 한다고 하다가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결심하게 됐다.”
-다른 후보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
“첫째는 공천조차 못 받은 사람이 당 대표가 되는 모습은 당이 변화했다는 걸 상징적으로 잘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다. 당이 완전히 혁신하려면 천막당사 정신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천막당사 혁신을 보여줄 아이콘이 저다. 둘째는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 청와대 정무특보 등 다양한 경력을 통해 당 대표에 필요한 경험을 쌓았다. 셋째는 친박·비박 양쪽에서 거부하지 않을 중립지대에 있다는 점이다.”
-친박, 비박도 아닌데 표를 어디서 얻을 것인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박·비박이 싸우면 진 쪽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다. 어느 쪽도 거부하지 않는 인물이 당 대표가 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은가. 이 주장이 힘을 얻도록 당내 중립지대를 넓혀나갈 것이다.”
-정병국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은?
“주변에서 단일화 압박이 들어온다. 나는 내 주장 당당히 펼치는 게 목표다. 원칙적으로 단일화를 고려하지 않는다. 다만 결과적으로 단일화를 하지 않아 친박 당 대표가 된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내게 올 때 그 상황을 어떻게 관리할지는 고민이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당 대표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당이 무조건 눈감고 돕는 게 박근혜 정부의 성공인지, 적당히 견제하는 게 맞는지 방법론의 차이가 있다. 친박 후보가 당 대표가 돼 청와대에 적극 협조하면 국회가 입법부로서 기능을 포기하는 것으로 국민들 눈에 비쳐질 수 있다. 비박계처럼 비판만 하던 사람이 맡으면 당-청 관계가 잘 안 풀릴 수 있다는 반대 쪽의 걱정이 있다. 나는 당-청 간 정책협조를 해본 경험으로 당 민심을 잘 반영하겠다.”
-우병우 민정수석 거취 문제는 어떻게 보나.
“정무직의 비애다. 정무직의 진퇴는 민심에 따라야 하는 것이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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