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종걸 의원이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변이 아니다. 반전의 시작이다.”
더불어민주당 대표직에 출마한 이종걸 후보는 자신의 예비경선 통과를 ‘이변’이라 부르는 데 수긍하지 않았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당심이 결집해 반전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는 게 지난 6일 예비경선에 대한 그의 평가였다.
-예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우리 당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내가 떨어지면 내년 대선 후보 경선은 특정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그럴 경우 대선 승리를 자신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발휘돼 반전을 만들어냈다.”
-김상곤·추미애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대선이 어려워진다는 말인가?
“상대적인 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분들은 대선 경선이 예정된 수순대로 흐르게 할 가능성이 높은 분들 아닌가.”
-유일한 비주류 당 대표 후보다. 당내 역학구도상, 본선 승리가 쉽지 않을 텐데.
“조직력에서 불리한 건 사실이지만, 당원과 지지자들 판단을 믿는다. 부탁하건대 더이상 ‘비주류 후보’라 부르지 말아달라. 나는 ‘연대파’, ‘확장파’다.” -원내대표로서 보여준 모습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원내대표로 나선 첫 협상에서 세월호법 개정을 위한 소위 구성과 국회법 개정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그것을 거부하면서 정권의 민낯을 드러냈다. 그 결과가 여권의 자중지란과 새누리당의 총선 참패였다. 원내대표 임기 1년 내내 누구보다 앞장서 박근혜 정권과 싸웠다고 자부한다.”
-문재인과도 싸우지 않았나. 당무 거부 등 당시 보인 행적을 두고 ‘분열주의자’란 비판이 따라붙는다.
“부당한 패권에 굴복하기를 거부했던 거다. 그것을 분열주의라 부른다면 할 말이 없다. 기회가 되면 그럴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성에 대해서도 밝히겠다.”
-당 대표로서 대선을 승리로 이끌 복안이 있나?
“경선을 국민적 축제로 만들어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 그러려면 박원순·안희정·김부겸·손학규 등 잠재 주자들이 같은 출발선상에 설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특정 인물의 독점적 지위를 방치하고선 시너지를 만들기 어렵다.”
-특정인에게 핸디캡을 주자는 얘긴가?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을 보자. 당시 이인제 대세론이 거셌다. 이인제를 지지하던 당내 세력들이 기존의 당원 경선으로 후보를 조기 확정하자고 했지만, 내가 참여했던 민주당 특별대책위원회에서 국민참여경선을 관철시켰고, 그렇게 만들어낸 노무현 후보를 통해 대선에서 승리했다. 내년 대선도 마찬가지다. 본선 승리를 위해선 ‘새로운 노무현’이 등장할 수 있게 경쟁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꿔줘야 한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의 대선 완주 의지가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 통합을 얘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안 의원도 정권교체를 누구보다 바라는 만큼, 공정한 경쟁 기회가 보장된다면 통합 경선에 응할 것이라고 본다. 그쪽과 신뢰를 갖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나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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