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신임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4차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당선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창수 청년최고위원, 최연혜 최고위원, 이정현 대표, 조원진 강석호 이장우 최고위원.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9일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 다섯 자리는 친박계가 압도적으로 휩쓸었다.
8명의 최고위원 후보들(청년최고위원은 별도) 가운데 조원진 의원이 17.7%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장우 의원(16.6%), 강석호 의원(16.0%), 최연혜 의원(13.2%)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강석호 의원만 비박계이고 나머지는 모두 친박계다. 청년 몫으로 신설된 최고위원도 친박계 유창수(42) 후보가 비박계이자 당 중앙청년위원장인 이부형(44) 후보를 54.7% 대 45.3%로 누르고 선출됐다.
조원진 의원(3선·대구 달서병)은 19대 국회에서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강성 친박’으로 분류된다. 김무성 전 대표는 물론 비박계를 향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19대에서 원내대변인을 지낸 이장우 의원(재선·대전 동) 역시 당내 현안에서 친박계 입장을 적극 대변해 ‘돌격대’로 불렸다. 애초 충청지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대전 대덕구청장 출신의 정용기 의원(재선·대전 대덕)을 밀어준다는 얘기가 돌았으나, 정 의원은 8.2%를 얻는 데 그쳤다. 친박계의 조직적인 표심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성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최연혜 의원(비례대표)은 코레일 사장 출신으로, 철도공사 파업 당시 노조와 강경하게 맞서 보수층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당헌당규상 여성 최고위원은 득표에 상관없이 한 자리를 보장받으나, 최 의원은 8명 가운데 4위를 기록해 자력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최 의원과 경쟁한 비박계 이은재 의원(재선·서울 강남병)은 11.3%를 얻어 고배를 마셨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친박계가 청년, 여성 몫 최고위원까지 모두 접수했다. 이건 너무 심한 결과”라며 “앞으로 당 운영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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