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있다. 페이스북 갈무리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여의도 안팎을 종횡무진 오가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홍길동식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돌 광복절 기념식 행사를 마친 뒤 근처 서점에 갔다며 책을 고르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당 대표 경선 내내 입었던 비둘기색 점퍼 차림이었다. 그는 서점에서 <자본주의를 구하라>(로버트 라이시), <새로운 계급투쟁>(슬라보이 지제크), <어떻게 지속 성장할 것인가>(홍하상)와 종교서적 1권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광화문 광장을 걷는 사진도 올리며 “걷고 걷고 또 걷고 또 걷겠습니다”라고 했다. 언론의 문의가 잇따르자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아 하루 일과를 설명했다. 그는 아침에 농협 관계자 및 농업 전문가들과 조찬 회의를 했다고 한다. 올해 벼·과일 등 농작물이 풍작이라 가격 폭락에 대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성북구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도 불쑥 방문했다. 그는 “예고 없이 갔는데 공교롭게도 원장님이 계셨고 각 분야 박사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면서 “국책 과학기관조차 정부 사업 공모전에 참여해 운영비와 인건비의 절반을 대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연구원을 나와 근처에 있는 경희대에 가서 도서관을 둘러보고 학생들과 대화도 나눴다. 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정치인은 만나기 쉬운 사람, 어깨 힘 안 들어간 사람으로 보여지기 바랬고, 지난 1년8개월간 순천에서 이런 방식으로 (정치를) 해 성공했다. 앞으로 업무파악을 위해 시도 때도 없이 이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앞으로 이 대표가 공식 일정은 ‘통상업무’라고 하고 이렇게 많이 돌아다닐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한 당직 인선과 관련해 “내가 대권을 꿈꾸겠나, 파벌 조성해 줄세우기를 하겠나. 어떤 인사를 하더라도 계파와 파벌을 의식해서 하지 않겠다. 국민 사랑을 되찾아올 수 있는 원칙, 민생에 몰두하는 원칙에 맞게 단호하게 인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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