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전남 강진을 방문해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만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박 시장 쪽 관계자는 18일 “박 시장이 이번주 휴가를 전남 지역으로 떠났는데, 마침 가까운 곳에 손 전 고문이 머물고 있어 찾아간 것”이라며 “특별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지는 말아달라”고 말했다. 야권에선 이번 만남을 두고 “내년 대선 출마를 노리는 두 사람이 문 전 대표의 독주 체제를 견제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주부터 전남지역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박 시장은 17일 오후 손 전 고문이 머물고 있는 강진 만덕산 자락의 흙집을 방문해 차담을 나눈 뒤 강진의 식당에서 식사를 함께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2월 손 전 고문의 사위 빈소에서 만난 뒤 반년 만이다. 박 시장의 핵심 측근은 “두 분 모두 내년 대선 출마를 준비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교집합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이번 만남에는 정치적 이해관계보다 개인적 친분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경기고 선후배 사이로, 박 시장이 시민운동을 할 때부터 교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의 또 다른 측근은 “아무리 개인적 만남이라고 하지만, 더민주 전당대회 등 정치권 동향에 대해선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눴을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만남에 문재인 전 대표 쪽도 관심을 나타냈다. 한 측근은 “정계은퇴를 선언한 손 전 고문이나, 현역 광역단체장인 박 시장 모두 ‘중원 출사’를 위한 명분과 계기가 절실하다.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기 앞서 명분과 시기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