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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대통령과 각세우지 말라”더니…새누리, ‘친박·우병우’ 보호에 올인

등록 2016-08-18 21:14수정 2016-08-19 18:07

“최경환·안종범 청문회 증인 채택 불가”
특별감찰관 기밀누출 논란엔 “국기문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명재 사무총장에게서 자료를 받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명재 사무총장에게서 자료를 받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8·9 전당대회 이전까지 당의 진로와 국정 현안을 두고 백가쟁명하던 새누리당 내부의 목소리가, 전당대회 뒤 자취를 감췄다. “대통령과 정부에 맞서는 것이 정의라고 인식한다면 여당 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이정현 대표의 발언을 실천에 옮기기라도 하듯 당 전체가 ‘스텔스 모드’에 들어간 것이다.

새누리당은 18일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민정수석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한 사실이 알려진 뒤 몇시간 만에야 대변인 공식 논평을 내놨다. 그런데 전체 10문장의 논평 가운데 ‘우병우 진상규명’은 단 한줄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기밀(감찰 내용) 누설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정현 대표조차 전당대회 기간에 “우 수석은 정부·여당에 큰 심적 부담”이라고 하더니, 우 수석에 대한 비판적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오히려 우 수석을 감찰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물귀신’처럼 끌어내리려는 ‘적반하장 논평’을 낸 것이다. 이날 새누리당은 청와대만 바라본 것이다.

당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탕평 내각’을 건의했던 이 대표가 ‘8·16 찔끔 개각’을 두고 “안정과 쇄신”이라고 평가한 것을 두고도 “청와대를 보다가 민심을 놓쳤다”고 지적한다. 수도권의 한 3선 의원은 “이번 개각에 대해 ‘아쉽다’, ‘다음에는 꼭 반영되길 바란다’ 정도만 말해도 몇 점은 따고 들어간다. 그것도 못 하니 ‘아직도 홍보수석이냐’는 말이 나와도 별로 할 말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상식’조차 공개적으로 표출하지 못하는 것이 새누리당의 현주소인 셈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안종범 지키기에는 당내에서도 “지나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막무가내다. 야당은 조선·해운업 부실 책임 규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이른바 ‘서별관회의 청문회’)에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당시 경제부총리)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당시 경제수석)을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망신 주기만 하려는 것”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아무리 우리 당이지만 구조조정에 대한 책임 규명 없이 어떻게 추경을 통해 돈을 더 넣을 수 있겠느냐. 청와대의 (최·안 지키기) 지시가 의심된다”고 했다. 한 초선의원은 “야당의 공세가 있더라도 정정당당히 논의했던 사안이라면 청문회에 못 나설 이유가 없지 않으냐”며 고개를 저었다. 영남지역의 한 재선의원은 “우병우나 최경환, 안종범 모두 대통령 레임덕과 연결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당 지도부로서는 어쩔 수 없지 않으냐”고 했다.

당내에서는 “지금은 숨죽이고 있지만 새 지도부와 의원들의 ‘허니문 기간’이 언젠가는 끝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 대표는 취임 뒤 여의도 안팎을 종횡무진하며 ‘홍길동 리더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말단 당직자 출신인 이 대표는 당 사무처 직원들에게 “아우님들”이라고 부르며 “내 앞에서는 예의 차리지 마라”고 하고, 당 대표실의 소파도 치우게 하는 등 ‘탈권위’ 행보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의 한 비박계 의원은 “이 대표가 큰 거는 못 하고 자잘한 것만 하고 있다. 이 대표의 정치적 역량에 대해서는 대부분 알고 있지 않으냐. 다만, 전당대회 등을 거치며 그 역량이 크게 올랐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조만간 당청 관계나 야당과의 협상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 드러나면 그때부터 말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한 3선 의원은 “평상시라면 이 대표의 스타일이 평가받을 수 있겠지만, 지금은 국민들이 지적한 당의 문제점에 답을 내놓아야 할 때”라며 “당을 운영하면서 이 문제를 언제까지 우회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언니가보고있다 #31_금태섭이 말하는 이석수와 우병우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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