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반대·세월호특조위 연장 추진
김종인 체제와 차별화로 긴장감
박대통령과 회동 여부·시기도 관심
김종인 체제와 차별화로 긴장감
박대통령과 회동 여부·시기도 관심
더불어민주당이 8·27 전당대회를 통해 ‘중도확장’을 주장해온 ‘김종인 체제’를 7개월 만에 마무리짓고, ‘선명성’을 중시하는 ‘친문재인계’로 구성된 ‘추미애 지도부’를 출범시켰다. “청와대 뒷받침”을 강조하는 새누리당의 ‘친박근혜’ 지도부 구성에 이어, “강한 야당”을 내건 더민주의 새 지도부 등장으로 여야 관계의 긴장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신임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에 대해 “(원래) 사드 배치 반대가 당론이었다. 당대표로서 당론을 뚜렷이 하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해서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기간을 연장해 박근혜 정부가 은폐하려는 진실을 반드시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사드와 세월호 문제는 전임 김종인 비대위원회 대표 시절에는 지도부가 ‘무리수’를 두지 않으면서 새누리당과 큰 충돌이 없었던 사안이다. 하지만 이 두 사안에 강경 대처를 주문하는 더민주 핵심 지지층의 지원을 받아 당권을 거머쥔 추미애 지도부로선 이전보다 선명한 색깔을 보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은 경계 태세다. 새누리당의 한 고위 당직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추 대표가 우상호 원내대표보다 훨씬 여당과 각을 세우려 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추 대표가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에서 유연성을 발휘하지 않고 강성 노선을 취한다면 여론의 지지를 얻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추미애 대표를 향해 “한반도 안보가 우선이라는 입장에서 사드 문제를 바라봐 주시길 바란다. 추 대표가 사드 배치 말고 북한 핵 미사일에 어떤 대비책이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여야의 대결은 다음달 시작하는 정기국회 및 국정감사 등에서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 내에선 강경 노선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한 초선의원은 “확장에 걸림돌이 된다며 사드도 세월호도 모호하게 대처했는데 오히려 핵심 지지층이 떨어져나갔다. 지금은 전통 지지층을 복원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수도권 다선의원은 “야성 회복도 좋지만, 사드와 세월호 모두 성과를 내기 쉽지 않다. 의욕만 갖고 매달릴 경우 가시적 성과 없이 강경 대치국면이 이어지면서 중간층의 이탈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과의 ‘소통 정치’에 나설 것인지도 변수다. 청와대 쪽은 박 대통령과 여야 새 지도부와의 회동에 대해 “아직 정해진 일정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박 대통령의 러시아·중국·라오스 순방(9월2~9일) 및 추석 연휴(9월14~18일) 이후에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순방이 사드 배치 관련 주변국 정상들과 처음 협의하는 자리인 만큼, 박 대통령이 귀국 직후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순방 성과를 설명하며 야당의 협조를 당부할 가능성도 있다.
이세영 성연철 최혜정 기자 monad@hani.co.kr
언니가보고있다 #32_박용진, 민노당 대변인에서 김종인 비서실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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