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5일 밤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의결과 관련된 긴급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참석 의원들은 '의회주의 파괴자 정세균은 물러가라'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앞에 두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국회 통과에 대해 “야당이 왜곡된 정보로 국민들을 선동한 것”이라고 규정하며, 적극적으로 여론전을 펼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25일 밤 10시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해임건의안 국회 통과 이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전체 129명 의원 가운데 90여명이 참석했다.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공개발언에서, 김 장관 의혹이 모두 해소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은 야당이 주장하는 김 장관 해임사유가 모두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아파트 융자를 1.4% 초특혜 금리로 받았다는 건 실제로 6.7%로 드러났다. 9억원짜리 집을 1억9천만원 전세에 살았는데, 그 집이 7억원 근저당 설정이 돼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고위공직자인 김 장관의 어머니가 수년간 차상위계층으로 등록돼있었던 부분도 김 장관이 현재 모시는 새어머니가 아닌, 친모라는 점을 말하며 “생모와 새어머니를 지금까지 극진히 모셔왔다. 이것도 해임사유가 되냐”고 했다. (반면 김 장관 해임건의를 반대했던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조차도 지난 23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3가지 의혹 가운데 1.4% 특혜금리 대출 부분은 부적절한 대출이 맞고 김 장관 본인도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사람이 대통령을 쓰러뜨리려는 음모가 아니고서는 이럴 수 없다. 의회주의를 파괴하고 숫자로 밀어붙이는 떼법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성을 높였다.
윤상직 의원은 “야당이 내용을 조작했고 언론을 통해 선동했다. 이 행태는 나치의 괴벨스랑 다를바 없다. 독재다”라고 말했다. 정세균 의장이 지난 23일 차수변경을 통해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상정한 것도 괴벨스에 비유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정 의장이 여당과 의사일정 협의를 거쳤다고 보도자료를 낸 데 대해 “명백한 허위공문서 작성”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원들에게 “지역사무실, 보좌진, 책임당원들을 총동원해 실상을 알려야 한다. 대대적인 홍보를 해달라”라고 말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야당에 김재수 장관의 해임 건의 사유를 놓고 티비(TV)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야당과 정세균 의장에 대한 날선 공격도 이어갔다. 김태흠 의원은 “야당이 세월호특조위 연장과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맞바꾸려 했다”며 “세월호 일부 유족들 옆엔 정부를 흔들려는 세력, 헌법을 부정하는 세력들이 붙어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런 사람들 입을 빌려 자기 목적을 달성하려는 업자와 비슷하다. 더민주가 불순한 의도를 갖고 절차를 무시하는 조폭 같은 행태를 국민들에게 확실하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연 의원은 “혁명의 거센 물결 속에서 적법절차를 지켜내지 못하면 보수는 생존 기반이 없어진다. 지금 그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국회의장이었던 사람(정세균 의장)에서부터 촉발된 의회파괴는 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태옥 의원은 당초 김 장관 해임에 대해 찬반이 나뉘다 23일 저녁 찬성으로 쏠린 국민의당을 겨냥해 “박지원 대표의 간교한 이중성을 똑바로 봤다”면서 “호남 지역 기반에다 수도권의 온건중도 표를 가져간 이중성, 내부에선 양당(새누리와 더민주)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이권을 챙겼다. 새누리당은 국민의당 정체성에 대해 강력하게 질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대응방식을 두고는 양론이 오갔다. 이만희 의원은 “많은 언론은 우리가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무슨 수로 국정감사를 내버려둘 수 있겠냐고, 월·화 이틀 정도 보이콧하고 결국 돌아올 거라 예상한다. 하지만 적법절차가 파괴되는 마당에 국정감사가 어떻게 큰 의미를 가질 수 있겠나”며 강경 대응을 요구했다. 반면 박찬우 의원은 “북핵위기, 경제위기, 지진 불안 상황에서 국민 눈에는 김 장관 해임 사유가 옳고 그른지를 떠나 정치권이 해야할 일 하지 않고 또 싸운다고 이해한다. 해임건의안 통과의 부당성은 철저히 따지되 집권여당으로서 중심을 잡고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언니가 보고있다 #34_‘친구 없는 사람’의 ‘동네 친구’, 최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