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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정치 걷어찬 집권여당 대표의 단식 농성

등록 2016-09-26 19:29수정 2016-09-27 11:38

안보·민생 외치더니 국감 거부
여당 위원장 상임위 아예 안열려
이정현 대표 “정세균 의장 사퇴” 단식
‘최순실 게이트’ 규명 원천봉쇄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와 관련해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6일 오후 국회 대표실에서 의원들의 지지방문을 받고 정진석 원내대표, 정갑윤 의원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와 관련해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6일 오후 국회 대표실에서 의원들의 지지방문을 받고 정진석 원내대표, 정갑윤 의원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26일, 평소 “안보·경제 위기”와 “민생”을 외치던 여당 의원들은 국회와 정부세종청사, 정부서울청사, 대법원, 국방부 등에 마련된 국감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북한 핵실험 등 안보 현안을 다룰 국방위, 지진 대책 등을 다룰 안전행정위를 비롯해 법제사법·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정무위는 아예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모두 새누리당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들이다. 이들 국감장에서 야당 의원들은 오후 3시까지 멀뚱하니 앉아 있다가 “새누리당은 당장 국감장으로 나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흩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위원장을 맡은 외교통일·교육문화체육관광·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산업통상자원·국토교통위는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반쪽’으로 진행됐다.

그 시간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감장 대신 국회에 모여 ‘무한 투쟁’을 결의했다. 새누리당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통과를 문제 삼아, 당 최고위원회의를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 관철 비상대책위원회’로 바꿨다. 이정현 대표는 집권당 대표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이날 오후부터 정 의장 사퇴 요구를 내걸고 국회 집무실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김무성 전 대표와 원유철 전 원내대표 등 의원들은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야당이 써온 수단인 ‘장외 투쟁’을 집권여당이 시작한 것이다.

안보·경제 위기라며 야당에 국정 협조를 요구해온 새누리당은 대화나 타협을 통한 해법 모색은 팽개친 채 정국을 극한 대결로 몰아넣고 있다. 집권여당으로서 ‘정치’를 포기한 모습이다. 전날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박근혜 대통령의 강경 기조에 맞춰가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이런 강경 투쟁은 야당이 통과시킨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무력화하고,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당 출신 국회의장’과 ‘다수 야당’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동시에,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최순실씨, 미르·케이(K)스포츠재단 의혹 등을 국감을 통해 규명하는 작업에도 힘을 빼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이 ‘대야 투쟁’을 강화하는 사이, 오히려 야당과 정세균 의장이 여당을 달래며 국회 정상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더민주와 국민의당에 국감을 2~3일 연기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더민주는 일단 국감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감은 민생을 돌보고 정부 실정을 견제하는 국회의 권능”이라며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대단히 중요한 만큼, 해임건의안 후속조치는 후속조치대로, 국감은 국감대로 분리해서 의연하게 대처하는 집권여당의 모습을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갈등을 만들어가는 새누리당 대표의 단식농성은 구정치 중 구정치다. 여당이 이렇게 하면 (갈등을) 풀어갈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언니가 보고있다 #34_‘친구 없는 사람’의 ‘동네 친구’, 최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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