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불통정치 닮아
비주류 일부 “욱해서 무리수”
비주류 일부 “욱해서 무리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당 회의에서, 단식 중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에 대해 “문 닫고 단식을 하는 게 꼭 불통의 박근혜 대통령과 닮았다”고 꼬집었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이정현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에서 열린 ‘대한민국헌정회 정책연구위원회’ 특강에서 “(단식은) 제 나름의 투쟁”이라며 “며칠 정해놓는 식으로 장난처럼 할 거였으면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갈등 현안에 대처하는 방식과, 의견 다른 상대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이 대표의 행동과 발언에는 박 대통령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이 대표의 ‘무기한 단식’ 카드는 당 의원들도 예상 못한 ‘고강도 카드’였다. 박 대통령이 과거 평의원, 당 대표,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지내며 썼던 ‘벼랑끝 전술’을, 당내 정치적 기반이 탄탄하지 못한 이 대표가 ‘승부수’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 대통령은 이회창 총재의 제왕적 당 운영에 항의해 탈당(2002년)하거나, ‘노무현 탄핵’ 역풍 때 천막당사(2004년)를 치고, 세종시 수정안 등으로 대통령과 정면으로 충돌(2010년)하는 등 중요 고비마다 파격적 해법으로 출구를 열었다.
‘불통’과 ‘오기정치’의 측면에서도 이 대표와 박 대통령이 닮았다는 평가가 있다. ‘나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태도로 소통·타협의 여지를 틀어막는 대처 방식 때문이다. 옳다고 믿는 것에 강한 확신으로 스스로 비장해지는 것도 비슷하다. 이 대표는 단식을 시작하며 “의회 민주주의를 바로잡기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이라며, 그 이유로 “33년을 정치권에 있었지만 이런 다수당의 횡포는 처음 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정당 당직자로 시작해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을 거쳐온 그의 이력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새누리당의 한 비주류 의원은 “청와대에서도 단식까지는 주문하지 않았을 텐데, 욱하는 성격의 이 대표가 당내 분위기를 조기에 수습하면서 무리하게 끌고 가려다 보니 단식을 택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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