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더니…‘국감복귀’ 뒤엎은 새누리

이정현 “제가 남아 단식할테니 국감 일해달라”
여, 긴급의총서 국감 복귀 거부·동조단식키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국정감사 거부 사흘 만에 ‘국감 참여’로 선회할 뜻을 밝혔으나, 소속 의원들은 이를 거부하고 ‘국감 보이콧’을 계속하면서 투쟁 강도를 더 높이기로 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을 문제삼아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장외’로 나선 새누리당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 대표는 28일 오후 3시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정세균 사퇴 관철 당원 규탄 결의대회’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성실하게 일해야 한다는 게 나와 새누리당의 소신이다. 성실한 국감을 통해 (정부가)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예산을 바로 쓰고 있는지 국민에게 갑질 안 하는지 감시하고 바로잡아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제가 끝까지 남아서 정세균 의장이 의장직을 사퇴할 때까지 단식을 계속하겠다. 거야의 횡포를 저 이정현이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바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이 대표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총 뒤 기자들에게 “이 대표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대표가 단식하는데 의원들이 국감장에 들어갈 수 없다. 내일 국감은 못한다”고 말했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대오를 더 공고히 다지는 의미에서 의원들이 돌아가면서 동조 단식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청원 의원은 기자들에게 “국감 복귀는 해야 한다. 하지만 이 대표가 오늘 타이밍을 잘못 잡았다. 정치 그렇게 하는 거 아니다”라며 이 대표에게 불만을 나타냈다.

새누리당은 전날 김영우 의원(국회 국방위원장)이 국감 참여를 선언하자 같은 당 의원들이 국회 국방위원장실에 김 의원을 ‘감금’해 국감장으로 가는 것을 막았고, 28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도 유승민 의원 등이 “국감은 해야 한다”고 건의하는 등 내부 균열을 보였다. 이어 당 대표의 국감 참여 선언을 또다시 의원들이 막아서는 등 장외투쟁 사흘 만에 국회 복귀 여부와 시기를 두고 당이 자중지란에 빠지는 모습이다.

이경미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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