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넥슨 수상한 땅거래 등
야당, 검찰 봐주기 수사 별러
우병우 출석 놓고 충돌 예상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증인 채택
최순실·청와대 개입 의혹 추궁
야당, 검찰 봐주기 수사 별러
우병우 출석 놓고 충돌 예상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증인 채택
최순실·청와대 개입 의혹 추궁
새누리당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항의해 7일간 이어온 ‘국정감사 거부’ 방침을 철회함에 따라, 4일부터 국정감사가 재개된다. 여야는 당초 15일까지였던 국감 일정을 19일까지 나흘 연장해, 새누리당이 위원장을 맡아 열지 않았던 상임위원회들의 국감을 진행하기로 했다. 야당은 국감이 열리면 해당 상임위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의혹 및 미르·케이(K)스포츠재단 의혹을 집중 추궁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정현 대표의 단식과 정세균 국회의장에 대한 집중 공격으로 잠시나마 이들 의혹에 대한 관심을 돌렸지만 이제 국감장에서 본격적인 공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 우병우 수석 출석할까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상임위원회 간사단 회의에서 “주목받지 못한 이슈에 대해 전력을 다해 파헤치겠다. 특히 미르·케이(K)스포츠재단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겠다. 이 국면에서 얼치기 수사로 일관하는 우병우 민정수석 사건, 이석수 특별감찰관 문제 등도 조목조목 지적하는 국감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4일 서울고검 및 산하 검찰청, 13일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선 검찰 특별수사팀이 최근 우 수석 처가와 넥슨의 ‘뇌물성 땅 거래’ 의혹을 사실상 무혐의로 결론낸 데 대한 야당의 추궁이 예상된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 문제를 두고도 여야가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21일로 예정된 운영위원회 국감에서는 우병우 민정수석 출석 문제가 남아있다. 우 수석 출석에는 여당의 협조가 필요한데, 현재 새누리당은 야당과 감정이 쌓일 대로 쌓인 상태여서 우 수석 출석에 선뜻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원장인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당초 우 수석이 의혹 해명을 위해 국감에 출석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가 국회 파행 중이던 지난달 28일 야당을 향해 “우병우 출석은 꿈도 꾸지 말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현재로선 협조해줄 수 없다”면서도 “시간이 남아있으니 대화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미르·케이(K)재단에 ‘화력 집중’
새누리당의 국감 불참에도 상임위원장이 야당 소속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국감을 진행했다. 야당 의원들은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대로 미르·케이스포츠재단에 박 대통령 최측근 최순실씨가 개입한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문체부가 초고속으로 미르재단 설립을 허가하고, 미르재단은 문체부 허가가 나기 전에 법원에 등기신청을 하는 등 석연치 않은 사실이 밝혀졌다. 야당은 4일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한국관광공사를 대상으로 열리는 교문위 국감에서도 관련 의혹을 파헤칠 계획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을 상대로는 케이스포츠재단이 섭외한 태권도팀이 박근혜 대통령 순방 때 동행한 것과 관련해 특혜가 없었는지 따지고, 한국관광공사에는 최순실씨와 가까운 영상제작자 차은택씨 사업 관련 특혜 여부를 물을 계획이다. 야당 교문위 관계자는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운영 관련 의혹도 이대 현장조사에선 충분히 해명되지 않은 만큼 추가 자료를 받아본 뒤 종합감사에서 문제제기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설립 핵심 인물인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당초 이 부회장은 법인세 인상 등 기재위 현안에 대한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야당 위원들은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의혹 추궁을 위해 ‘열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특별감찰관실 재국감?
우 수석을 감찰했을 뿐 아니라 미르재단의 기업 모금 과정을 내사한 것으로 알려진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은 이번 국감의 최대 쟁점과 의혹을 가려줄 핵심 인물이지만, 청와대의 사표 수리로 국감장에 나오기 어렵게 됐다. 야당은 단독으로 특별감찰관실 국감을 진행했으나, 감찰관 직원 모두 업무가 종료됐다며 출석하지 않아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야당은 특별감찰관실 재국감 여부를 여당과 논의해볼 계획이지만 특별감찰관실 직원들이 대부분 ‘퇴직’ 상태인 만큼 추가로 열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공세를 적극 방어하는 것이 과제다. 단식을 중단하고 이틀째 입원 중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3일 김성원 대변인을 통해 “4일간 국감을 못한 것은 국민께 죄송하다. 한 톨의 쌀알을 대패질하는 심정으로 집중력과 섬세함을 갖고 민생 국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이경미 엄지원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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