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법인카드 사적유용 정황
3400여만원 업무활동비 부당 사용…미래부 수사 착수
3400여만원 업무활동비 부당 사용…미래부 수사 착수
수백억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의 이부섭 회장이 회계 규정을 어겨 법인카드를 사용했으며 사적으로 유용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회장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총은 매달 회장의 직책판공비로 현금 350만원, 업무활동비로 법인카드 250만원을 지급했다가, 지난해 1월부터 직책판공비와 업무활동비를 합한 60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관련 기준을 개정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개정 이후 현금 600만원을 받으면서도 법인카드로 업무활동비를 계속 지출했다. 이렇게 부당지출된 업무활동비가 지난해 1월부터 올 8월까지 총 257회로 액수는 3402만원에 이르렀다.
카드 사용 내역을 보면, 이 회장은 호두과자 3000원, 도너츠 6600원 등 자잘한 지출과 함께 대형마트에서 11만원을 쓰기도 했다. 백화점의 명품 에르메스 매장에서 27만원을 쓴 기록도 나왔다. 각종 호텔 사용기록도 많았는데, 팔래스호텔에서 130만원을 쓰는 등 여러 고급 호텔에서 사용한 경우도 다반사였다. 사용 목적은 모두 ‘과총운영-회원간 협력교류 확대’로 기재됐다.
이 외에도 고 의원은 이 회장 차량을 운전하는 천아무개씨가 이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ㄷ업체 소속 직원인데도, 과총이 매달 천씨의 월급 가운데 절반인 233만원을 보전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연간 272억원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과총의 회장이 회계규정을 위반한 것도 모자라 사적 유용 가능성도 농후하다. 회사가 부담하던 수행 직원의 급여 일부를 과총이 부담하게 하는 행태는 회장이 과총 예산을 눈먼 돈, 본인 돈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현재 미래부에서 감사를 하고 있는 만큼 의혹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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