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 김재수 장관이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장에게 증인 선서문을 제출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경섭 농협은행장 “김 장관 요청으로 일반금리 수준 전환 ”
뒤늦게 “국민 일반 정서 감안해” … 인상폭은 비공개
뒤늦게 “국민 일반 정서 감안해” … 인상폭은 비공개
농협에서 특혜 금리로 대출을 받아 논란이 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취임 뒤 스스로 요청해 금리를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5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김 장관의 농협 1%대 금리 대출에 대해 “김 장관이 취임 이후 농협은행으로 요청해와서, 9월 중에 금리를 인상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인상폭은 밝히지 않았다.
이런 사실은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김재수 장관의 특혜 금리 공방을 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김태흠 의원은 “김재수 장관은 변동금리를 선택했기 때문에 금리가 1%대로 낮춰진 것 아니냐”고 물었고, 이 행장은 “맞다”고 답했다. 김태흠 의원이 다시 “농협은행장이 왜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김 장관에게 혜택을 줬다고 답변했느냐”면서 “이 행장 발언이 국회 파행의 한 원인이 됐다. 책임지고 물러날 생각이 있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김한정 더민주 의원은 이 행장에게 “농업정책을 담당했던 김재수 장관에게 우대 금리를 준 게 아니냐”고 물었고 이 행장은 “다른 은행과 경쟁하기 때문에 우수 고객 확보 차원에서 직업 불문하고 우대정책을 썼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공공 책무를 지켜나가야 하는 은행 수장이 정치논리로 윽박지르는 질문에 ‘특혜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나. ‘고쳐나가겠다’라고 말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이 행장은 김 장관이 취임 이후 금리를 다시 올렸다고 해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김 장관이 과거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시절 주택담보대출은 2.7%, 신용대출은 3.1% 금리로 대출받았는데, 장기 우량고객으로 우대금리를 적용받았다. 이 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동반 인하돼, 청문회 당시 주택담보대출은 1.42%, 신용대출은 1.82%까지 인하됐다”면서 “김 장관은 과거에 받은 대출이지만 농협을 지도·감독하는 농림축산식품부장관으로서 일반적 정서를 감안해 우대금리를 제외해달라고 지난달 20일 농협에 신청해 일반금리 수준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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