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장관 ‘태풍피해 당정협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 셋째)이 5일 오후 제주도와 남부지방 태풍피해와 관련해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 참석해 여당 지도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고윤화 기상청장, 김경환 국토부 차관.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시절 농협에서 업무 관련 특혜성 대출을 받은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재확인됐다. 김 장관이 취임 이후 스스로 농협에 요청해 대출 금리를 일반 시중금리 수준으로 올린 사실도 드러났다.
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이경섭 농협은행장이 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농협 관련 직무를 감안해 금리 우대를 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던 것을 문제삼았다. 김 의원은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아닌데 어떻게 농협 정책을 담당하나. 농협과 경쟁관계이지 않나”라고 물었지만, 이 행장은 “협조관계”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재차 “(농협과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농산품을 서로 판매하는데 경쟁관계 아닌가”라고 따지자 “농산물 판매는 경쟁인데 은행 쪽엔 큰 고객”이라고 답했다. 다만 김 의원이 “대출 당시에는 2.7%(담보대출), 3.1%(신용대출) 금리였다가, 변동금리가 적용돼 1%대로 떨어진 것이지 금리인하 과정에서 특혜는 없지 않았냐”고 묻자, 이 행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애초 적용한 금리가 우대금리였다는 점을 이 행장은 거듭 인정했다. 그는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김 장관이 농협 업무에 많은 기여를 했기 때문에 우대해드렸다”, “우수 고객 확보 차원에서 직업 불문하고 우대 정책을 썼다”, “영업점장 전결금리보다 더 우대해야 한다면 본부에서 더 추가해주는 제도가 있다. 그 시스템 안에서 움직였다” 등 업무 관련 특혜성 대출 사실을 재확인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협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김 장관이 적용받은 담보대출 금리 1.42%는 전체 농협 담보대출 고객 80만1579명 가운데 저금리 상위 6등이고, 신용대출 금리 1.82%는 전체 신용대출 고객 105만7888명 가운데 저금리 상위 28등이었다”고 지적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어 “김 장관이 농협을 지도·감독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서 일반적 정서를 감안해 우대금리에서 제외해달라고 지난달 20일 농협에 신청해 일반금리 수준으로 전환했다. 현재 김 장관에게 적용된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은 2.58%, 신용대출은 3.14%로 일반 시중금리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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