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일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이 발언권도 얻지 않은 채 야당이 누리과정 예산 증액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 “유성엽 위원장은 사퇴하라”고 고함을 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지난 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조희연 서울교육감(오른쪽)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엠에스(MS)오피스를 왜 마이크로소프트(MS)사에서 샀느냐’는 황당 질문 논란이 벌어졌던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공방은, 두 사람간의 오해로 생긴 해프닝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이은재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6일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내 질문의 취지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엠에스오피스’와 한글과컴퓨터사의 ‘아래아 한글’ 프로그램 가운데 ‘한글’ 수의계약을 문제삼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이 낸 자료를 보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 공개입찰을 통해 엠에스오피스를 구입했다. 당시 4개 총판 업체가 입찰에 참여해 ㅍ업체가 47억원(낙찰률 87.86%)에 낙찰됐다. 반면 ‘한글’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6월 입찰을 했으나 두 차례 유찰된 뒤, 한글과컴퓨터사 총판업체 ㅇ사와 35억8000만원(낙찰률 99.9%)에 수의계약했다. 이 의원은 “서울시교육청은 수의계약 체결 전에 전국 15개 파트너사들이 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는지, 담합에 의한 고의 유찰 가능성을 살펴보지도 않았다. 결국 서울시교육청이 ㅇ업체와 유착한 게 아닌지 의혹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수의계약은 법률에 근거해 했고, 교육청이 사기업에 대해 감사권도 없는데, 업체들이 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 담합 의혹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당시 국감에서 이 의원은 두가지를 문제삼았다. 첫번째로 일선 학교에서 구매해야 할 엠에스오피스와 ‘한글’을 시교육청이 일괄구입한 것이 지방재정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법 위반이 아니며 일괄구입으로 예산 20억원을 절감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두번째로 “한글 프로그램과 관련해 업체와 예상가격의 99% 이상으로 수의계약했다. 그 업체와 무슨 관계인가”라고 따졌다. 하지만 조 교육감은 다시 “시교육청이 (엠에스오피스와 한글을) 일괄구매해 20억원을 절약했다”고 다른 답변을 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엠에스오피스와 한글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무조건 입찰하도록 돼있는데, 일부러 거기와 수의계약했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조 교육감은 이 의원 질문 가운데 ‘거기’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를 지칭하는 것이라 이해하고 “엠에스오피스를 어디서 삽니까. 엠에스사 외엔 없지 않습니까”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왜 핑계를 대냐” “공정거래법 위반이다” “사퇴하라”면서 조 교육감을 거듭 몰아붙였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 교육감이 수의계약이 당연하다는 듯 답변하고 최측근인 조현우 전 비서실장의 금품수수 혐의 구속에 너무 무감각하다는 느낌을 받아 순간적으로 언성이 높아진 점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이날 “이은재 의원의 오해도 있었지만 조희연 교육감 역시 질의를 오해한 부분이 있었음을 겸허하게 인정했다. 국감이 끝났지만 쟁점사안에 대해 진지하고 성실한 점검을 이 의원과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경미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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