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본색’을 앞세운 새누리당의 막말 퍼레이드가 위험수위를 넘어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고 있다.
9년 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을 다룬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서 시작된 새누리당의 색깔 공세는, ‘천안함 폭침’과 ‘북방한계선(NLL) 관련 대화록’, ‘김대중 정부의 대북송금사건’ 등 과거 새누리당 색깔 공세의 단골 메뉴들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17일 아침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그야말로 ‘문재인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를 겨냥한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의 막말은, 이날 아침 “특정인을 흠집 내려는 게 아니고, 정쟁으로 몰고 가지 말아야 한다”는 이정현 당 대표의 당부와는 정반대의 양상이었다. 누가 더 거친 표현으로 문 전 대표를 향한 정쟁을 벌이는지를 겨루는 듯했다.
포문을 연 것은 정진석 원내대표였다. 그는 “송민순 전 장관의 책을 보면서 정치인 이전에 국민으로서 한국이 지금까지 온전하다는 사실에 안도한다”면서 “역사 앞에 참회하는 심정으로 2007년 10월 전후 추악한 대북거래에 대해 낱낱이 고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17대 대선 두 달을 앞두고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북한 김정일과 무슨 뒷거래를 했느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 뒤 강경 대응을 주도했던 조원진, 이장우, 최연혜 최고위원의 발언은 정 원내대표의 수위를 훨씬 뛰어넘었다. 조 최고위원은 더 “북한이 자행한 천안함 폭침에 대한 더민주 친노강경파의 어정쩡한 (태도는) 북한 생각과 궤를 같이한다”면서 “반정부 과격시위에 대해 옹호하는 태도, 이건 북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생각을 하는 세력과 동조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을 사사건건 반대하는 것은, 생각을 북한과 거의 같이하고 있다는 것”이라는 게 조 최고위원의 논리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북한인권결의안 결정 과정에서 나타난 ‘노무현과 문재인의 처신’을 언급하며 “한마디로 부끄러운 북한의 시녀정권”이란 표현을 쓰기도 했다.
막말 발언의 정점은 최연혜 최고위원이 찍었다. 최 최고위원은 “문 전 대표는 전 지구상에서 북이 가장 원하는 걸 가장 성실히 수행한 북한 김 부자의 성실한 아바타”라고 인신공격을 퍼부었다. 그는 “저는 그동안 문 전 대표의 행적에 비춰볼 때 회고록은 빙산 위 드러난 작은 사례라 생각한다”면서 “문재인 중심의 야당 강경파는 역사적 오판을 했고, 그로 인해 북핵의 인질이 됐다는 걸 제대로 인식도 못 하는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참여정부 시절 반미면 어떠냐는 기류가 공공연히 형성됐고 반미감정을 부추겨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황당한 논리도 폈다. 석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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