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의 신중한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이 위원장은 ‘송민순 회고록’에 등장한 노무현 정부의 2007년 11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과 관련해 자신의 비판적 발언을 끌어내려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집요한 질문에도 “제가 답변드리기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거나 “당시 남북관계의 특수성이 반영된 것 같다”는 신중한 발언을 끝까지 이어갔다.
강석진 새누리당 의원이 “송민순 전 장관이 당시 인권결의안에 대해 언급하며 ‘남북관계의 허상을 좇고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 위원장은 “그 부분은 제가 말씀 드리기 적절치 않다”고 했다. 또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찬성과 기권을) 오락가락한 참여정부의 행보를 평가해달라”는 같은 당 김정재 의원의 주문에는 “그 당시의 특수성을 감안한 것 같다. 현재 인권위의 입장과는 좀 다른 것 같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이 위원장으로부터 참여정부 인사들에 대한 비판 발언을 끌어내려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시도는 그 뒤에도 이어졌다. 성일종 의원이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는 분들이 기권하는 게 정상인가”라고 다그치자 이 위원장은 “현재로선 적절치 않다고 본다”, “인권위의 정치적 중립성을 고려해 그렇게 답변드린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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