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정진석 “예산안·거국내각 구성뒤 사퇴” 강석호 “지도부 안물러나면 혼자라도…”

등록 2016-11-04 22:16수정 2016-11-05 16:00

-새누리 의총서 계파갈등 폭발-
비박 황영철 “이정현 오늘 사퇴하는 게 명분있는 모습”
친박 김진태 “풍랑에 당 대표 제물로 바칠 수 없어”
의총 공개 여부 놓고 막말·고성 난장판
이정현 “꼭 오늘 제가 사퇴한다는 얘기 들어야겠나” 사퇴 거부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두 번째 사과를 한 4일, 새누리당은 지도부 사퇴를 놓고 의원총회에서 계파간 격돌을 벌였다. 논쟁 속에 정진석 원내대표는 내년도 예산안 통과와 거국내각 구성 문제가 정리되면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 지도부 가운데 유일한 비박근혜계인 강석호 최고위원도 “오는 7일까지 이정현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나 혼자라도 사퇴하겠다”고 선언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지도부 사퇴 주장을 펴자, “사퇴하는 게 맞다”며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고 거국내각이 안정되면, 사퇴하고 원내대표 선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은 12월2일이지만, 거국내각 구성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8·9 전당대회에서 이정현 대표 등과 함께 선출된 강석호 최고위원도 지도부 동반사퇴를 요구했다. 강 최고위원은 “(국민들한테는) 이정현 대표는 곧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시각이 있어서 어떤 일을 해도 국민들이 신뢰하지 않는다. 이 대표가 인적쇄신을 대통령에게 과감히 건의했으니 우리 역할은 다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주말 사이에 이정현 대표와 다른 최고위원들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7일 혼자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최고위원회는 강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이 대표와 조원진·이장우·최연혜·유창수 최고위원 등 모두 친박계다.

애초 이날 의총은 지도부의 사과로 차분하게 시작됐다. 이 대표는 “형언할 수 없이 죄송하고 미안하다. 저는 친박이다. 어떤 의원들보다 저의 죄가 크고 무겁고 책임도 크다”며 “의원님들 의견을 들어서 제가 판단해야 할 사안이 있으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자괴감이 든다. 원내대표로서 다시 한번 책임을 통감하고 죄스러운 마음으로 거듭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직후 토론을 언론에 공개할지를 놓고 난장판이 됐다. 정 원내대표가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하자, 비박계의 김성태·김학용·오신환 의원 등이 “당헌에는 공개가 원칙이다”라며 공개를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가 “그건 지도부의 권한이다. 공개할 거면 나를 탄핵하라”고 소리를 높였고, 김성태 의원은 “의원을 겁박하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이에 친박계 조원진 최고위원이 김성태 의원을 향해 언성을 높였고, 비박계 이종구 의원은 조 최고위원에게 “넌 그냥 앉아. 거지같은 ○○”라고 욕하기도 했다. 5분가량 말싸움 끝에 투표를 거쳐 비공개로 전환됐다.

토론에서는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숫자가 많았다. 발언자 37명 가운데 정병국·김재경·홍문표·황영철 의원 등 19명이 “이정현 체제로는 사태를 수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학재·김현아 등 친박계 의원들도 동조했다. 황영철 의원은 “(이정현) 대표가 오늘 사퇴하는 게 가장 명분있는 모습이다. 촛불에 밀려 사퇴하는 게 올바른지, 당 스스로 결정해 사퇴하는 게 좋은지 판단하라”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은 “준비된 각본대로 친박이 또 당 지도부와 박 대통령, 최순실 일가를 비호하는 데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학재 의원은 친박계이지만 “당의 얼굴을 바꾸고 국민의 신뢰를 다시 찾는 게 대통령을 돕는 길로, 이 대표는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세연 의원은 “지도부 사퇴 요구가 당권경쟁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김무성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이 ‘비대위원장이나 당권에 관심이 없다’는 뜻을 피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김무성 전 대표는 자리에서 “(비대위원장에) 전혀 관심없다”고 말했다. 김재경 의원은 “진정한 거국중립내각에서 대통령은 당적을 가져서는 안 된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도 요구했다.

반면 친박계는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이 어려울 때 지도부를 흔들면 안된다”고 맞섰다. 김진태 의원은 “풍랑에 당 대표를 제물로 바칠 수 없다. 배와 함께 가라앉겠다”고 말했다. 김태흠 의원은 “지도부 사퇴 뒤 어찌할 것인지 로드맵을 제시하라”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총 43명이 발언했고, ‘즉각 사퇴’와 ‘수습이 먼저’라는 입장이 반으로 나뉘었다. 이정현 대표는 마지막 발언에서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지만 서두르지 않으면 좋겠다. 중진의원들과 많은 얘기를 나눈 다음에 결정하겠다. 오늘 꼭 제가 사퇴한다는 얘길 들어야 되겠냐, 고조금만 시간을 달라”라며 사퇴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의총에 앞서 새누리당은 소속 의원 129명 전체 명의로 대국민 사죄문을 발표해 “박근혜 정부가 이렇게까지 망가질 동안 새누리당은 뭐 했나 탄식이 나온다. 이 상황을 미리 막지 못한 죄스러운 마음에 국민 앞에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