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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현 시국 4·19혁명·87년 6월 항쟁때와 비슷하다”

등록 2016-11-06 20:53수정 2016-11-07 07:49

-정치원로·학계 시국진단-
임채정 “4·19혁명전야처럼 민심폭발”
김동춘 “야당 요구수준으론 민심수습 못해”
한상희 “국민분노 6월항쟁보다 강해”

정의화 “대통령 퇴진은 진중할 필요”
김광두 “야당 협조구해 시국 풀어야”
박명림 “보수세력 정국재편 경계를”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나라가 멈춰선 상황에서 열린 주말 촛불집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수습책이 민심을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는 걸 분명하게 보여줬다. 촛불집회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정치권 원로들과 전문가들은 이제 현 시국을 1960년 4·19 혁명과 1987년 6월 민주항쟁에 비교하는 걸 망설이지 않고 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금은 4·19 혁명 전야”라고 잘라 말했다. “개각과 대국민 담화, 주말 촛불집회를 거치며 대치 국면이 더 심화됐다. 국민들이 대단한 자제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심정적으론 더 크게 폭발했다. 적당한 방법으로 무마나 회유되는 단계를 지났고, 최소한 대통령의 완전한 2선 후퇴 등 본질적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이낙연 전남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분노가 4·19 혁명, 6월항쟁과 비슷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도 다르지 않았다. 5일 저녁 촛불집회를 현장에서 지켜본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시민들의 분노 수준과 참여한 숫자 등을 보면 대단히 놀라운 상황”이라며 “박 대통령이 야당의 요구를 수용한다고 해도, 시민들이 ‘그렇다면 지켜보자’고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야당 수준의 요구로 민심을 수습하기엔 이미 늦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이어 “오는 12일 열릴 촛불집회의 지역, 계층, 규모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박 대통령이 책임의 주체이고 수사 대상이라는 걸 시민들이 잘 알고 있어서 대통령 주도의 수습은 어떤 형태로든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도 “지금은 국민이 대통령을 탄핵한 상황”이라며 “하야 요구까지 갔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4·19 때와 유사하다. 6월항쟁 때는 6·29 선언으로 타협할 여지가 있었고, 2008년 (광우병) 촛불 때는 사과 성명 내고 정책을 전환하는 것으로 수습 가능했지만, 이건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4·19나 6월항쟁이 체제 자체에 대한 도전이었다면 이번엔 체제의 작동방식에 대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긴장감은 과거보다 덜할 수 있다. 하지만 참여의 폭으로 보면 분노의 내용과 강도는 과거보다 더 세졌다”고 분석했다. “직업, 계층, 연령 관계없이 모두 분노하고 있고, (과거엔) 모르겠다고 의견을 표현하지 않던 사람들마저 동의하고 있다”는 게 한 교수의 분석 근거다.

시국 진단엔 대체로 동의하지만, 여전히 박 대통령의 결단을 통한 사태 해결의 기회가 남아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제2의 6월항쟁이라고 하기엔 지금의 내용이나 명분이 다르다. 정치권의 대통령 퇴진 주장이나, 혼란을 야기하는 행동은 좀더 진중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이 헌법 테두리에서 나라가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결자해지’에 무게를 뒀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서강대 석좌교수)도 “현 시국이 심각하긴 하지만 대통령이 더 (자세를) 낮추고 야당의 협조를 구하면 6월항쟁 수준으로 번지지는 않을 수 있다. 아직 풀 수 있는 시간이 남았다”고 말했다. “야당과 상의하지 않은 총리 임명이 문제를 꼬이게 한 만큼, 대통령이 더 낮은 자세로 김병준 총리 후보자를 받아달라고 야당을 설득하고, 그래도 야당이 거부하면 다른 인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게 김 원장의 해법이다.

4·19나 6월항쟁에 맞먹는 국민의 분노가 허망한 결과로 이어지는 걸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전두환이 ‘박정희 없는 박정희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막강한 보수세력이 박근혜를 희생양 삼아 ‘박근혜 없는 박근혜 시대’로 재편하려는 시도를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4·19 혁명이 5·16 쿠데타로 좌절되고, 6월항쟁이 군사정권의 연장인 노태우 정권으로 귀결되고, 최근 광우병·세월호 촛불집회가 확실한 변화를 끌어내지 못했던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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