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 대표가 9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빚어진 국정혼란 수습책을 논의하기에 앞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오른쪽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국회가 총리를 추천해 달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을 야3당이 공식 거부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9일 국회에서 3당 대표 회동을 열어 ‘국회가 추천한 총리에게 내각 통할권을 주겠다’는 박 대통령의 전날 제안을 일축하고, 오는 주말(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사회단체 주도로 열리는 ‘민중총궐기대회’에 적극 참여하기로 뜻을 모았다.
50분 남짓 이어진 이날 회동에서 추미애(민주당)·박지원(국민의당)·심상정(정의당) 대표는 ‘국정 2선 후퇴’에 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국회로 공을 넘긴 박 대통령 제안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일고의 가치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3당 대변인들이 전했다. 3당 대표들은 또 12일 집회에 당력을 모아 적극 참여하는 데 뜻을 모은 한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강력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별도 특별검사와 국정조사를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은 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및 상임위를 통해 민생·안보 현안에 공동 대응하고, 민중총궐기대회가 열리는 12일 이후 다시 만나 정국 현안과 안보·경제 문제를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 거취 문제와 관련해선 3당 사이에 온도차가 있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거국내각 논의의 진전을 위해 대통령의 새누리당 탈당이 선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정의당은 ‘대통령 하야’ 당론을 고수했다. 회동이 끝난 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총리 권한’ 등의 쟁점과 관련해 “디테일을 지금 합의할 건 아니다. 12일 집회로 포커스를 맞춰놨다”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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