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주류 진영이 당 수습을 위해 구성한 비상시국위원회 준비위원회가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었다. 이날 비상시국위는 공동대표에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전 원내대표, 남경필 경기지사 등 12명을 선정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새누리당 비박근혜계가 사퇴를 거부하는 이정현 지도부에 맞서 ‘당내 당’의 진용을 갖췄다. 당 비상시국회의는 15일 회의를 열어 ‘대표자회의’ 명단 12명을 확정했다. 김무성·유승민·남경필·원희룡·김문수·정병국·나경원·주호영·오세훈·심재철·김재경·강석호 등 대선주자, 광역 시도지사, 주요 중진의원들로 구성됐다. 대표자회의는 별도 위원장 없이 12명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된다.
비상시국회의는 16일 대표단-실무단 연석회의를 열어, 당 진로와 국정 수습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내년 1월21일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고 자신은 다음달 20일까지 사퇴하겠다는 이정현 대표 입장에 대한 대응책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영철 의원은 회의 뒤 기자들에게 “비상시국회의가 진정으로 새누리당의 혁신을 만들어내고 대한민국의 건강한 보수를 끌어안는 대안세력으로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무성 전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는 이 대표 체제의 사퇴가 순리다. 이 순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또 다른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상시국회의는 18일 총회를 열고 당 해체 및 새로운 보수정당 창당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할 예정이다.
친박계도 비상시국회의에 대응해 당 수습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서청원·최경환·정갑윤·원유철 의원 등은 지난 14일 비공개 회동을 열어, 이 대표가 주장한 조기 전당대회 준비에 힘을 모으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앞서 원유철 의원이 제안한 ‘비상중진협의체’ 구성에도 공감했다고 한다. 비상중진협의체는 5선 이상 중진의원(서청원·김무성·정갑윤·이주영·심재철·정병국·원유철)과 4선 의원 중 원내대표를 지낸 유승민·최경환 의원 등이 모여 갈등을 중재해보자고 만든 모임인데, 이에 대해 비박계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비박계는 이정현 지도부가 물러나고 비대위 중심으로 당을 해체한 뒤 재창당을 추진하겠다는 뜻이 강하다.
당 해체냐, 조기 전당대회냐를 두고 당내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조기 전당대회를 놓고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가 충돌했다. 박명재 사무총장이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을 수습해야 한다”고 말하자 정 원내대표와 권성동 의원 등은 당 지도부가 전당대회 시점을 못박은 것을 비판했고, 정 원내대표는 박 사무총장에게 “(회의) 멤버(원내지도부)도 아닌데 왜 왔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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