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서 추미애 대표와 박원순 시장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9일 오후 국민의당과 나란히 서울 청계광장에 모였지만,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는 따로따로 열었다.
민주당은 추미애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소속 의원 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박 대통령 퇴진 결의대회’를 열었다. 추 대표는 “백만 촛불, 5천만 국민의 뜻은 너무나 분명하다. 박 대통령은 즉각 내려오라, 하야하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며 퇴진을 요구했다. 또 “박 대통령은 백만 촛불의 염원을 수용하기는커녕 반격의 총공세를 펼치고 국정 공백은 안 된다고 버티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데 대해 “박 대통령은 급변침으로 우리나라를 침몰시키려고 하고 있다. 지지율 5%도 안 되는 대통령이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일사천리 추진하겠다니 역사의 이완용이 되려는가”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을 향해선 “새누리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공범이자 홍위병이다. 최순실이 공천에까지 손뻗쳤다고 한다. 새누리당을 더는 헌법기관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동자대회, 시민청에서 ‘시민과의 대화’, 광화문 광장 촛불집회 등에 참석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박 시장은 청계광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촛불이 바람 불면 꺼진다는 데 여기 오면서 보니까 엘이디(LED) 촛불 팔고 있더라. 오늘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가 몰려 온다는데 여기 박사모(박원순을 사랑하는 모임)도 있다. 국민의 뜻 거스르는 박사모가 이기겠나, 국민 뜻 제대로 지키는 박사모가 이기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시장은 “박 대통령은 수사를 성실히 받겠다고 했으나 그러지 않고 있고, 국정을 위임한다고 하더니 국정에 간섭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이기는 싸움이다. 추미애 당 대표를 중심으로 해서 똘똘 뭉치면 박 대통령의 퇴진을 반드시 이뤄낼 수 있다”며 ‘정당 일체감’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장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며,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광화문광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집회에 국민들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참석할 수 있도록 하며 “경찰에게 단 한 방울의 소방수도 공급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광화문에 설치하는 것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국정 혼란을 막고 마침내 민주당 당원들과 함께 새로운 정권교체를 이루고 낡아빠진 구체제를 극복해 국민들이 바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의 대선 주자들은 지난 12일 광화문 광장에 집결했던 것과 달리 지역 곳곳으로 흩어져 촛불을 밝혔다. 문재인 전 대표는 표창원 의원과 함께 시국토크를 연 뒤 ‘박근혜 하야 부산시국대회’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같은 당 이재명 성남시장은 5·18민주묘역에서 백남기 농민 묘역을 참배한 뒤 광주시민들과 촛불을 밝혔다. 김부겸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에서 열리는 ‘내려와라, 박근혜! 대구시민 촛불집회’에 참여했고, 안희정 충남지사는 천안에서 열리는 충남도당 국민주권운동본부 출범식에 참석한 뒤 시국토론회를 열었다.
국민의당도 이날 오후 청계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서명운동을 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아버지가 총칼로 정권을 잡았고 장기집권하는 걸 봤기 때문에 저는 어느 경우에도 절대로 박 대통령이 스스로 청와대를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헌정 파괴를 원하지 않는다. 질서있는 퇴진을 위해 당원과 국민들이 함께 뭉치자고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천정배 전 대표는 “우리 당은 평화롭고 질서있는 정권 이양을 위해 앞장서겠지만 참으로 걱정스럽다. 박 대통령이 물러나기는커녕 더 열심히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며 “끌어내리든지 권한 대행이라도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이날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 주최하는 청년아카데미 행사에 참석한 뒤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해 이날로 열흘째 이어가고 있는 박 대통령 퇴진 촉구 서명운동에 박차를 가했다.
정의당은 서울광장에서 열린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여한 뒤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집회에 이어 촛불 대열에 합류했다. 심상정 대표는 노동자대회에서 다음주 토요일인 26일 열리는 범국민대회를 앞두고 “박 대통령에게 남은 시간은 이제 26일까지다. 그때까지 퇴진하지 않는다면 우리 국민들은 박 대통령을 국민의 이름으로 탄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 한 사람 바꾸려고 이 자리에 나온 것이 아니다. 대통령과 검찰, 언론, 재벌 그리고 국회까지, 낡은 대한민국 기득권의 공고한 카르텔을 근본적으로 뿌리뽑는 대개혁에 함께 나설 것을 여러분 앞에 맹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언니가보고있다 #41_박근혜가 간절히 바라는 탄핵, 온 우주가 도와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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