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 대표자 회의' 도중 대선 불출마 선언을 위해 나와 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23일 내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비박근혜계 좌장으로 꼽히는 김 전 대표가 대통령 탄핵에 정치적 명운을 걸고 나서면서, 야권과 비박계의 ‘탄핵 연대’가 세를 불리며 급물살을 타게 됐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적 혼란 상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 정치 인생의 마지막 꿈이었던 대선 출마의 꿈을 접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박 대통령으로 인해 초래된 보수의 위기가 보수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며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은 탄핵받아야 한다. 오늘부터 (탄핵 서명운동이) 시작되면, 곧 (탄핵안이 발의)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가 서명과 설득 등을 통해 본격적인 비주류 결집에 나선다면, 현재 30명 남짓으로 꼽히는 당내 탄핵 찬성파 의원들의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 황영철 대변인도 “충분히 가결 정족수가 나올 것으로 본다. 야당이 새누리당의 동참 규모를 중요하게 보고 있어 그 부분에 대해 답을 할 것”이라며, 서명 등을 통해 구체적인 찬성 규모 등을 제시할 방침을 내비쳤다. 비박계의 또 다른 핵심축인 유승민 의원도 “당 안에 탄핵에 찬성하는 분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야권도 당내 탄핵 추진기구를 본격 가동하는 등 실무 준비에 속도를 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다음주 초까지 각자 탄핵소추안의 얼개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탄핵안 상정이 가능한 국회 본회의가 12월1~2일로 예정된 만큼, 야당과 새누리당 비주류는 그 직전인 이달 30일을 마지노선으로 삼아 단일한 탄핵안을 내기 위한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법 130조는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뒤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에 부치도록 규정하고 있어, 12월1일 보고가 이뤄지면 2일 투표가 진행된다. 여야가 이런 일정이 촉박하다고 판단하면 시간 확보를 위해 별도의 본회의 일정을 합의할 가능성도 있다.
야당 지도부는 개별 의원들을 상대로 한 내부 ‘표 단속’에 나서는 한편 김무성 전 대표 등 새누리당 비주류 지도부를 물밑 접촉하며 지원 사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 어느 때보다 대규모로 진행될 26일 촛불집회도 새누리당 의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반면 ‘1차 저지선’인 탄핵안 국회 통과를 막아야 할 청와대와 새누리당 친박근혜계도 모든 역량을 동원할 태세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비주류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는 ‘응급 처방’도 거론된다. 한 친박계 의원은 “탄핵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될 경우 아무래도 헌법재판소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최대한 반대표를 끌어모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석진환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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