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계 난색에 입장 선회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을 포함시켰던 야권이 탄핵안을 공동 발의하기로 한 새누리당 비박근혜계의 난색에 “수정도 가능하다”는 쪽으로 선회했다. 새누리당 비박계와의 ‘탄핵 공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내용은 ‘대세’에 지장이 없는 한 가급적 탄핵안에 넣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데 야3당 지도부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은 인식을 공유했다고 3당이 밝혔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야3당 공동 탄핵소추안은 이미 만들어져 있다”며 “현재 (수정 여부를 두고) 여러가지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탄핵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새누리당 탄핵파들과 여러 채널로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비박계가 ‘세월호 7시간’을 탄핵 사유로 적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낸 것과 관련해서도 “탄핵준비단이 필요시 (새누리당 탄핵파와) 협상해서 논의 결과에 따라 새누리당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며 수정 여지를 열어뒀다.
앞서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탄핵 찬성론자인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이날 오전 “탄핵은 헌정 질서를 유린하고 헌법과 법률에 중대한 위반을 저질러 대통령 직무 수행이 어렵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데, 세월호 대처 문제는 탄핵사유가 되기 어렵다. 이런 내용에는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 ‘세월호 7시간’ 행적은 애초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마련한 초안의 탄핵 사유에는 없었지만, 지난 29일 초안을 보고받은 민주당 지도부가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구해 야3당 최종안에 들어갔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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