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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고심하던 비박, 탄핵대오 이탈…활로 넓히려 ‘계산된 투항’

등록 2016-12-01 21:40수정 2016-12-01 22:17

“조기퇴진 이끌었다” 자평
대통령 제안 협상 거부한 야당에
“오만한 태도” 비판 목소리 높여
새누리당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 대표자-실무자 연석회의가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 대표자-실무자 연석회의가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비박근혜계가 당 친박계 주류가 제시한 ‘박근혜 대통령 4월 퇴진, 6월 대선’ 제안을 당론으로 채택하는 데 동의함으로써, 정치권의 탄핵 논의가 급속도로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탄핵안 통과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몸값을 높여왔던 비박계가 결국은 정치적 활로 등을 고려해 ‘계산적 투항’을 선택했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새누리당 비박계 중심의 비상시국위원회는 1일 오전 전체회의 뒤 “대통령이 조기퇴진 시한을 명확히 하고 그 날짜는 4월30일이 적당하다는 뜻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대통령이 조속히 입장을 밝히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비박계는 이후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도 ‘4월 퇴진’ 당론을 확정하는 데 동의했다.

박 대통령의 3차 담화 이후, ‘여야가 9일까지 퇴진시한을 협의하고, 성과가 없으면 탄핵에 동참하겠다’던 기존 비박계의 입장도 바뀌었다. 황영철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은 “여야 협상도 안 되고, 대통령께서 아무런 메시지도 전달해오지 않는다면 9일 탄핵에 동참할 것”이라며 “그러나 여야 협상이 안 되더라도 대통령께서 4월 퇴진과 관련된 분명한 입장을 정리하면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야 합의와 상관없이 박 대통령이 4월 퇴진 일정만 밝히면 탄핵에는 동참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비박계의 이런 결정은 탄핵을 통한 ‘대통령 심판’이 아니라, 친박계가 주장해왔던 이른바 ‘질서있는 후퇴’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9일 탄핵 참여 가능성을 아예 차단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향후 야당과 탄핵 공조를 복원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야당은 촛불 민심을 의식해 4월 퇴진을 포함해 ‘퇴진 일정 협상 불가’를 외치고, 비박계는 협상에 나서지 않는 야권을 강하게 비난하는 등 이미 ‘탄핵 대오’ 자체에 커다란 균열이 생겼다.

황영철 대변인은 “야당이 한 일이 뭐냐? 국민의 준엄한 목소리에 기대어 국회가 또 정당으로서 할 일을 내팽개친 채 아무것도 안 했다. 야당이 단 한마디로 ‘협상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참으로 오만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비박계 의원 중 누구보다 탄핵을 강력하게 주장해왔던 하태경 의원도 “대통령이 탄핵보다 더 빨리 물러날 길을 열었는데,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걷어차 버리는 야당은 민심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이라며 “국정 안정화에 더 빠른 길이 있는데 왜 굳이 돌아가려 하는가”라고 야당 비판에 동참했다.

박 대통령이 ‘4월 사퇴’를 밝히지 않았는데도, 대통령의 조기퇴진을 기정사실로 하고 이를 그동안 비박계가 저항한 성과로 돌리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정병국 의원은 “새누리당 내에 비상시국위원회가 엄청난 욕을 먹어가면서도 ‘탄핵까지 불사하겠다’라며 국민적 요구를 수용하며 접근했던 부분들이, 결국은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끌어낼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정 의원은 또 “우리는 처음부터 질서있는 퇴진을 요구했고, (그 결과로) 국정 공백 최소화와 대선 치르는 데 최소한의 기간 등 어느 정도의 합의를 볼 수 있는 상태가 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은 새누리당의 ‘4월 퇴진’ 당론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남 지사는 페이스북에 “대통령은 3차 담화에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약속도 저버렸다. 수사를 거부했듯이, 퇴진을 거부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대통령은 이미 신뢰를 잃었다. ‘4월 퇴진’은 옳지도 않고, 믿을 수도 없다”며 조속한 탄핵 추진을 촉구했다. 김용태 의원도 의견문을 내어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탄핵이라는 마지막 궁지에 몰린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국회가 헌법을 버리고 우왕좌왕하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며 “국회가 해야 할 일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헌법과 법률에 의해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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