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박대통령 태반주사 등 처방한 사실 끌어내
황영철, 이재용 부회장 “대통령 지원 요청” 답변 받아
황영철, 이재용 부회장 “대통령 지원 요청” 답변 받아
-의무실장님. 백옥주사, 태반주사, 감초주사 청와대 반입한 거 맞죠? 대통령께만 미용과 관련된 주사 처방했나?
“그렇진 않다.”
-청와대 직원 중에 이런 주사를 줘야 할 사람 있나? 대통령 외에 누구에게 주사를 놓았나?
“말을 하면, 이건 대통령 건강에 관한 사항이라….”
-대통령께 이 세 가지 주사 논 거는 맞죠?
“필요한 처방에 따라 처방됐다. 처방에 포함된….”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가 열린 5일 저녁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이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을 상대로 질의한 내용 중 일부다. 장 의원은 집요한 질문 끝에 박 대통령이 의무실장에게 백옥주사나 태반주사 등의 처방을 한 사실을 인정하는 발언을 끌어냈다.
정치권에선 이른바 ‘최순실 국정조사’ 국면에서 새누리당 비박근혜계 의원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불과 두 달 전 국정감사 때까지만 하더라도 여당의원들이 박 대통령과 정부의 실책을 방어하기 바빴던 모습과 180도 달라진 풍경이다.
장 의원은 6일 재벌 회장 등을 상대로 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도 첫 질문자로 나서 “엽기적인 망나니 정유라에게 한화는 8억, 삼성은 10억에 말을 상납했다”며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게 날 선 비판을 퍼부었다.
장 의원 외에 비박계 중심의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도 날카로운 ‘저격수’로 주목받고 있다. 황 의원은 5일 국정조사 때 청와대 경호실을 몰아붙여 ‘보안손님’의 존재를 확인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영석 청와대 경호실 차장은 “(특정인이) 대통령과 사적 만남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24시간 대통령을 밀착 경호하는) 경호실 업무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냐”는 황 의원의 거듭된 질문에 “보안손님에 대해선 보고를 못 받을 수도 있다”며 최순실씨와 차은택씨가 경호실의 경호 범위에서도 벗어난 존재라는 점을 시인했다.
황 의원은 6일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박 대통령이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에 지원 요청을 해달라고 했느냐”고 거듭 추궁해 “박 대통령이 독대 때 ‘문화융성과 스포츠(체육) 발전이 중요하니까 삼성도 많이 지원해달라’고 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앞서 이 부회장은 같은 질문에 “우리나라 경제 발전이나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이니 지원을 아낌없이 해달라는 말씀이 계셨다”고 답했으나,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의 핵심 분야인 ‘문화융성’과 ‘스포츠’ 관련 내용을 직접 지목해 ‘지원 요청’을 받았다는 말은 하지 않던 상황이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새누리당 장제원(왼쪽)·황영철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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