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투표 합의…여야 충돌 없을 듯 가결땐 헌재·청와대로 의결서 보내

표결 순조로울 땐 오후 4시께 결과
가결 의결서 사본 청 전달시점부터
대통령 권한정지·황총리 대행체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위한 국회 본회의는 9일 오후 3시 개의할 예정이다. 본회의는 통상 오후 2시에 열리지만, 탄핵안은 국회 본회의에 보고(8일 오후 2시45분)된 뒤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처리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에 개의 시간을 한 시간 늦췄다.

9일 본회의 안건은 박 대통령 탄핵안 단 한 건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의 선언에 이어 탄핵안을 상정한 뒤 표결에 들어간다. 법안이 아닌 인사와 관련된 표결은 모두 무기명 비밀투표를 하도록 규정한 국회법에 따라, 탄핵안도 무기명으로 진행된다. 본회의장 의석마다 마련된 전자투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본회의장 한켠에 마련된 기표소에 들어가서 투표지에 ‘가’, ‘부’ 표시를 해서 투표함에 넣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탄핵안 표결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처리 때와는 달리 차분한 가운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 탄핵안은 그해 3월9일 당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탄핵안 발의 이후 곧바로 본회의에 보고됐지만, 이튿날 열린우리당의 본회의장 점거 농성으로 처리가 무산됐다. 그러나 12일 새벽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해 오전 11시22분 본회의가 개의됐고, 박관용 국회의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가운데 11시25분 투표가 시작돼 11시56분 찬성 193표로 가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야 3당이 탄핵안 찬성 당론을 정했고, 새누리당도 자유투표 방침을 정했다. 여야가 본회의 개의 시간을 지연시키거나, 물리적으로 의사 진행을 막는 일은 벌어질 가능성이 낮다. 자유발언이나 의사진행 발언 신청이 들어오더라도, 인사 안건에 대해서는 이를 허용하지 않는 관례에 따라 표결부터 진행할 방침이라고 정세균 의장 쪽은 전했다. 표결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최종 결과는 오후 4시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소추위원인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탄핵 의결서 정본과 사본을 각각 헌법재판소와 청와대로 보낸다. 의결서 사본이 청와대에 전달되는 시점부터 박 대통령 권한이 정지되고, 동시에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겸하게 된다.

석진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