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서 ‘비정상적 국정’ 증언
“보고서, 집무실·관저에 전달”
정호성·안봉근 각각 접수 받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연 청문회에서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며 머리손질하는 모양을 손짓으로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현 주중대사)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3차 청문회에 나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상황 보고서를 청와대 본관 집무실과 관저에 각각 1부씩 보냈다”고 밝혔다. 엄중한 국가 재난사태가 발생했는데도 이를 총괄하는 참모가 대통령의 소재조차 파악 못 하는 비정상적 국정 시스템이 거듭 확인된 것이다.
김 전 실장은 청문회에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첫 보고서 전달 경위를 설명하며 “제 보좌관이 본관 집무실에 가서 정호성 제1 부속비서관에게 (보고서를) 전달했는데 (대통령이) 안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며 “그래서 관저에 계시겠다고 스스로 확정해 (이후) 문서는 계속 관저에 있는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이어 ‘대통령이 직접 보고서를 받아봤는지 확인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모른다”고 답했다. 특히 그는 평소 서면 보고가 “많다”고 인정하면서 “대통령이 어디 계신지 모를 때는 관저와 집무실에 두 개를 보낸다”고 답변했다. 대통령의 위치 파악을 못 하는 일이 일상적이었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다. 그는 “보고를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평소)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경우도 있고, 뛰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또 “당일 오후 2시50분 ‘190명을 추가 구조했다는 보고에 오류가 있다’고 보고했고, 2시57분 이를 질책하는 대통령의 전화가 왔을 때 중앙재해대책본부에 가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청문위원들이 이를 근거로 “건의 뒤 2시간이 넘은 5시15분에야 중대본을 방문한 이유가 ‘올림머리’ 때문 아니냐”고 지적하자, 김 전 실장은 “머리 손질로 (늦게) 중대본에 갔다고 제가 생각하기 싫다.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 전 실장은 자신이 지난달 28일 베이징 특파원들과 만나 “대통령이 전화로 ‘유리창을 깨서라도 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던 사실과 관련해서는 “착각을 한 것인지 확답을 못 하겠다. 어제(13일) 청와대에 물었더니 ‘그런 워딩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을 바꿨다. 청와대는 그동안 ‘유선전화 보고 내용은 기록이 남은 게 없다’고 버텨왔고, 이 때문에 야권에선 김 전 실장이 청와대와 증언을 사전에 조율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석진환 정유경 기자 soulf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