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징계’ 무력화 행태에
정진석 “주위에서 정신나갔다고 해”
이진곤 윤리위원장 “징계 관련
허원제 정무수석 전화 와”
수석 업무범위 벗어난 처신 도마에
정진석 “주위에서 정신나갔다고 해”
이진곤 윤리위원장 “징계 관련
허원제 정무수석 전화 와”
수석 업무범위 벗어난 처신 도마에
친박근혜계 새누리당 지도부가 박근혜 대통령을 징계하려던 당 윤리위원회를 사실상 공중분해시킨 사태를 둘러싸고 당 안팎에서 친박계의 ‘막가파식 횡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이 박 대통령 징계 수위 결정을 앞두고 당 윤리위원장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드러나면서 청와대 참모의 부적절한 처신도 도마에 올랐다.
앞서 새누리당 최고위는 지난 12일 위원장 포함 7명이던 윤리위에 친박계 인사 8명(현역 의원 4명, 원외 인사 4명)의 충원을 의결했고, 이에 반발해 기존 위원 7명이 13일 밤 사퇴를 선언했다. 이진곤 당 윤리위원장은 당시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아침에 이정현 대표를 만나는 자리에 허원제 수석이 박 대통령의 징계 문제와 관련해 전화를 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탄핵안 가결로 박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돼 청와대 수석 등 참모들 역시 박 대통령을 보좌할 수 없고, 대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보좌하는 업무만 맡게 된다. 허 수석의 전화는 박 대통령의 징계 문제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업무 범위를 벗어난 것이고, “박 대통령을 보좌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청와대 방침과도 어긋난다.
이와 관련 이진곤 윤리위원장은 14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허 수석과는 전부터 알고 지내던 터라 전화로 압력을 행사하거나 그럴 사이도 아니고, 내가 압력을 느낄 사람도 아니다”라며 “허 수석에게 ‘대통령이 징계 전에 스스로 당적을 정리하는 게 당과 대통령 모두의 족쇄를 푸는 길이라고 조언했지만, 결국 이렇게 돼 참 한심하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한 비박계 의원은 “친박계 지도부뿐 아니라 청와대 참모들까지 자성하고 반성하려는 태도가 눈곱만큼도 없다는 걸 이번 윤리위 사태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청와대 참모들이 지금도 박 대통령 보호를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도 친박계 지도부가 주도한 ‘윤리위 친위 쿠데타’를 성토하는 비판이 이어졌다. 친박계 지도부가 지난 12일 새 윤리위원으로 임명한 친박계 이양수 의원마저 14일 이진곤 위원장에게 “윤리위원을 맡아달라고 연락이 와서 수락했는데 상황이 이 정도인지 몰랐다”고 해명하고 윤리위원 사퇴서를 당에 제출했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리위 사태를 언급하며 “주위에서 ‘정신 나갔다’고들 하고, 우리 가족은 거기(새누리당)에서 당장 나오라고 한다”면서 “(친박계 지도부는) 밖에서 어떻게 새누리당을 보고 있는지 일말의 인식도 없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비박계 정병국 의원도 <한국방송>
(KBS) 라디오에 나와 “그분들은 당의 존재나 나라의 존재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식이 없다. 본인들이 ‘주군’이라고 생각하는 박 대통령과 본인들의 정치생명을 연장하는 데 급급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태를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당 안팎의 비난이 거세지자, 조원진 최고위원은 이날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될 테니, 비대위에서 새롭게 윤리위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기존 윤리위가 확정해둔 ‘박 대통령 징계 방침’은 표류하게 됐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 정치 논평 프로그램 ‘더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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