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만 사퇴·최고위원 잔류’서 태도 바꿔
조원진 “중도 원내대표 당선땐 친박 2선 후퇴”
친박계 후보 정우택 밀어주기 위한 포석인 듯
당직자 “지도부 사퇴·윤리위 원상복구” 시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사무처 직원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친박근혜계 지도부가 오는 21일 이정현 대표와 함께 동반사퇴하겠다는 뜻을 15일 밝혔다. 새 원내대표 경선을 하루 앞두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이후 이 대표만 사퇴하고 친박 최고위원들은 자리를 지키겠다는 데서 한 걸음 물러선 것이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지도부는 이정현 대표와 함께 21일 사퇴하자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초기만 해도 12월21일 지도부 사퇴를 약속한 바 있으나, 지난 12일 “사퇴 약속을 지킬 것이나 이 약속은 나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친박 최고위원들은 잔류할 것이라며 말을 바꾼 바 있다. 친박계로 구성된 최고위는 지난달말 비박계 쪽에서 대통령 탄핵안 추진을 강행할 경우 이 대표의 사퇴와 무관하게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조 최고위원은 또한 “당 화합과 보수 대통합, 개헌(을 추진)할 중도 성향의 원내대표가 선출된다면, ‘친박 해체’는 물론 전면적 2선 후퇴를 요청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이는 16일 오전 열릴 새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 쪽 후보인 정우택 의원이 당선될 경우 친박계가 당권투쟁의 ‘일선’에선 잠시 물러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최근 당 윤리위원회에 친박 인사들이 대거 충원된 데 대한 당 사무처 직원들의 항의 시위로 30분 이상 열리지 못하다 뒤늦게 비공개로 진행되는 등 파행을 빚었다. 당직자 70여명은 당 대표실 앞에서 지도부 사퇴와 윤리위 원상복구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정현 대표는 “죄송하다”며 “여러분이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최고위에서는 윤리위 사태에 대해 별도의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리위 사태와 관련해선 향후 비대위가 구성되면 비대위원장 중심으로 본격 논의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정치 논평 프로그램 ‘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