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비박, 탈당 유보 “비대위까지 지켜보자”…친박도 ‘유화책’

등록 2016-12-16 22:16수정 2016-12-16 22:16

‘비대위원장 선임’ 재격돌 예고
나경원 “당 변화 기대했는데…”
하태경 “비대위원장까지 해보고 가망 없다 싶으면 당 나가야”
비대위원장 후보로 김무성·유승민 의원 거명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오른쪽) 등 비박근혜계 의원들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로 친박계 정우택 의원이 선출된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오른쪽) 등 비박근혜계 의원들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로 친박계 정우택 의원이 선출된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16일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친박근혜계 정우택 의원이 당선돼, 정치적 위기에 몰렸던 친박계는 ‘생명연장’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성사시키며 한때 당내 주도권을 쥐는 듯했던 비박근혜계는 향후 진로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양쪽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 재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는 이날 선거 결과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친박이 후보로 나서는 것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던 유승민 의원은 선거 직후 기자들에게 “상당히 실망스러운 결과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은 “그런 거 묻지 말라”며 답을 피했다. 비박계 후보로 나선 나경원 의원은 “당의 변화를 기대했고, 의원님들이 민심에 따른 선택을 하리라 기대했는데 변화를 만들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나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 후보에 나선 김세연 의원은 “당의 결정에 대한 국민의 평가와 당내 평가가 있을 것이고, 후보 입장에서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비박계는 앞으로 꾸려질 비상대책위원회까지 지켜본 뒤 이후 행보를 결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김무성 의원 등 10명은 오찬을 하고, 원내대표 선거 패배 직후 탈당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보고 실질적 당권이 있는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보자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태경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가 당의 지도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비대위원장 선임까지 해보고 가망이 없다 싶으면 (당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도 사무실에서 당 사무처 직원들과 만나 “저뿐 아니라 많은 의원들이 탈당은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저는 분명하다. 당에 남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우택 카드’를 성공시킨 친박계도 일단 비박계를 달래려 유화책을 제시했다.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는 “비주류가 추천하는 인물이 비대위원장이 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비박계는 정 원내대표의 약속이 지켜질 수 있을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비박계 추천 비대위원장이 비대위원들 인선은 물론 당 해체 수준의 개혁을 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갖지 못한다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반면 친박 입장에선 비대위원장을 비박계에 넘긴다 해도 ‘친박 청산’을 막아낼 안전장치를 갖춰야 한다. 따라서 비대위원장 선임 등 비대위 구성을 놓고 친박과 비박이 또다시 힘겨루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대선 주자인 유 의원은 사무처 직원들에게 “비대위는 독배를 마시는 자리인데 손들고 하겠다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 저도 (그렇다)”라고 말했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도 친박계에서 비대위원장으로 나서달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전권을 갖지 못한다면 나서지 않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던 당 사무처 직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어 “이제 남은 것은 침몰 위기의 당을 구하고 국민들로부터 다시 신뢰받는 정당을 만들어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일이다. 민심을 정확히 읽고 국민을 받들 수 있는 인물, 썩은 보수를 도려내고 당을 뼛속부터 쇄신해 나갈 인물이 지금의 새누리당을 구할 비대위원장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비대위원장을 선출하려면 전국위원회를 소집해야 한다. 이정현 대표 사퇴로 ‘대표대행’까지 맡은 정우택 원내대표는 시간을 두고 명분과 실리를 챙길 수 있는 비대위 구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시나리오대로 흘러갈 경우 비박계는 탈당 명분도 잃고 점점 궁지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 비박계 김영우 의원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비주류가 친박 공격에만 열을 올리고 대국민 비전 제시가 부실했다”고 자성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오늘은 답이 없다. 내일부터 또 고민해봐야겠다”며 답답한 심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에 “이것이 새누리당의 민낯이다. 정당다움을 찾을 수 없다. 비박도 더는 좌고우면하지 말라. 이미 버림받은 손바닥만한 기득권 안에서 무엇을 하려는가”라며 탈당을 촉구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