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비대위원장’ 에둘러 거부 속내 드러내
야당의 협상 거부엔 “언젠가 아쉬울 때 올 것”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당의 갈등과 분열을 더 일으킬 소지가 다분히 있는 사람은 안되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있다.연합뉴스.
새누리당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가 이정현 대표 후임으로 들어설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당의 갈등과 분열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사람은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19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전권을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조건이 있다. 하나는 당의 갈등과 분열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사람은 안 된다. (모두) 아울러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이 추천되면 좋겠다. 둘째는 당 쇄신과 변화를 이끌어 정권재창출 할 수 있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가 추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주류(친박근혜계)도 (당에서) 실체가 있는 것이다. 당원이나 국민 여론의 합의가 모인 인물이 비대위원장으로 돼야 전권을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당선 직후 비박계 쪽에 비대위원장 추천권을 주겠다고 했다. 비박계에서 유승민 의원이 거론되자 유 의원은 18일 “전권을 갖지 않는다면 비대위원장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의원은 그동안 친박계 인적청산을 주장해온 터라 친박계는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에 반대해왔다. 정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유승민 비대위원장’을 수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비주류의 합의된 의견이 아니어서 일일이 답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당 분열을 일으키는 사람은 안 된다’는 말로 반대 입장을 에둘러 드러냈다.
정 원내대표는 또 야당이 친박계 지도부와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주장에 “지금은 모든 것을 참고 견디겠다. 심하게 말해 야당이 발길질, 주먹질하면 받을 각오가 돼있다”면서도 “언젠가는 제가 협상 파트너로서 곧 아쉬울 때가 있을 것이다. 그때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정치 논평 프로그램 ‘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