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기본소득’ 등 굵직한 의제들을 내놓으며 답보상태인 지지율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박 시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권력시대, 어떻게 열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99대1의 격차사회 해소를 위한 불평등과의 전쟁’을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그는 “우리나라는 사회지출비 규모도 작지만 각종 수당제도도 미흡해 아동빈곤, 노인빈곤, 장기실직이나 청년실업 등의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며 “생애주기별로 촘촘하게 기본소득 개념을 적용하는 ‘한국형 기본소득제도’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원외 진보정당인 녹색당을 중심으로 제기돼온 기본소득은 지난 6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교섭단체연설에서 언급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관련 서적을 번역해 내놓는 등 기본소득에 큰 관심을 보여온 터여서, 다가오는 대선에서 기본소득이 주요이슈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촛불정국에서 이재명 시장이 부상하면서 상대적으로 시야에서 밀려난 박 시장은 최근 국회에서의 연속 토론회를 통해 검찰 개혁 등 ‘탄핵 이후 대한민국’을 향한 어젠다들을 내놓고 있다. 토론회 공동주최자로 78명의 민주당 의원이 이름을 올려 박 시장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이종걸, 민병두 의원 등 ‘비주류’ 뿐 아니라 홍익표 의원 등 ‘범주류’도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끈다. “꼭 박원순 개인을 지지한다기보다, 문재인 대세론을 넘어선 역동적 경선을 바라는 이들”이라는 게 당내의 분석이다.
추미애 대표도 지난 5일 1차 토론회에 이어 이날 2차 토론회에도 참석해 축사를 하며 박 시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추 대표는 축사에서 “박원순만 보면 희망이 보인다고 시민들은 이해하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시장님의 역량과 정치철학이 알려질 기회가 전개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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