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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엇박자 끝 탈당 손잡은 김무성·유승민…‘불안한 동거’

등록 2016-12-21 20:46

-‘탈당 어깨동무’ 두 사람 앞날은-
탄핵·4월퇴진론 때부터 긴장관계
탈당 결정 전까지 직접 안 만나다 의기투합
‘개헌 찬성’ 대 ‘반대’ 갈등 요인
보수 개혁 정책 노선도 차이
21일 새누리당 비박근혜계 의원 35명이 국회에서 탈당 결의를 밝힌 뒤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은 나란히 서서 어깨동무를 했다. ‘원조 친박’이었다가 ‘탈박’한 두 사람이 함께 새누리당을 나와 보수신당 창당이라는 모험에 오르는 것을 알리는 장면이었다. 두 사람은 모두 ‘영남 엘리트’ 집안 출신이지만 정치 입문(김영삼계 대 이회창계)과 이후 행보, 개인적 기질 등에서 차이가 적지 않아 크고 작은 마찰을 겪어왔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처리에 이어 탈당 결심까지 결정적 국면에서 손을 잡으며 시너지를 증폭시켰다. 두 사람이 함께 오른 신당행 배에도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이날 아침 35명이 탈당을 결의하는 비박계 모임 자리에서 유승민 의원은 참석 의원들에게 “김무성 의원과 조그만 입장 차이도 좁혀졌다. 우리 둘은 가는 길에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무성 의원도 “(유승민 의원과) 끝까지 같이 간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동안 당 안팎에서 두 사람의 사이가 원만하지 않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불안해 하는 의원들을 안심시키려는 말이었다. 그동안 두 사람은 비박계 모임 ‘비상시국위원회’ 안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긴장관계를 유지해온 게 사실이다. 김 의원이 처음 탄핵을 주장했을 때는 유 의원이 반대하더니, 김 의원이 친박계의 ‘4월 대통령 퇴진’ 제안에 귀를 기울이자 이번엔 유 의원이 나서서 탄핵을 밀고나갔다. 이후 김 의원이 탈당 뜻을 굳히고 원내대표 경선을 보이콧하자고 했을 때 유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참여를 주장했다. 비주류가 친박계에게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를 제시할 때도 김 의원은 처음엔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그동안 직접 만나지 않고 다른 의원들을 통해 의사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 20일 오후 유 의원이 탈당으로 마음을 굳힌 뒤에야 김무성 의원과 직접 만나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다. 두 사람은 회동에서 탈당 이후 로드맵에 대한 의견 일치를 봤다고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이 신당을 함께 차린다 해도 불안 요소는 남아있다. 대선 출마 뜻을 접은 김무성 의원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영입은 물론이고 유승민·남경필·오세훈 등 여권 대선주자들을 경쟁시켜 보수 재집권을 도모하고 있다. 여기에 야권의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손학규 전 고문 등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의원은 대선 출마에 뜻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불리해질수도 있는 김 의원의 구상에 순순히 동참하는 게 쉽지 않다. 또한 개헌을 추진하려는 김 의원과 달리 유 의원은 개헌에 부정적인 것도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이념적으로도 김 의원이 기존 보수노선을 고수해온 쪽이라면 유 의원은 ‘개혁 보수’를 표방하고 있어 정책노선의 차이도 생길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새누리당 의원은 “김 의원이 총선 이후 쭉 해온 발언을 보면 중도 쪽으로 기울었다”며 두 사람의 가치관 차이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의원은 “아직 초반이니 조금 흔들림은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두 사람이 친박에 대항해 탈당하고서도 또다시 각자의 길을 간다면 공멸한다는 기본 인식 때문에 결국은 함께 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행보 및 야권 인사들과의 합종연횡에 따라 두 사람의 길이 갈라질 가능성도 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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