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분당 사태를 반영하듯 친박계 지도부인 정우택 원내대표(앞줄 오른쪽부터)와 박맹우 사무총장 주변 자리가 비어 있다. 27일 집단 탈당할 예정인 비박계 의원 30여명은 이날 의총에 불참했다.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가칭 ‘개혁보수신당’ 창당추진위원회(창추위)가 27일 오전 10시 새누리당 탈당 선언과 동시에 탈당계를 제출한 뒤 곧바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제4당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공식 창당일은 오는 1월24일로 정해졌다.
창추위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정병국·주호영 공동위원장 및 김무성·유승민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창당과 관련한 구체적 로드맵을 확정했다. 창추위 대변인인 오신환 의원은 “27일엔 30명 안팎이 탈당을 선언하고, 다음 달 초에 2차 소규모 탈당이 있을 것”이라며 “이를 포함하면 애초 예상한 인원수인 34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지난 21일 탈당 뜻을 밝힌 35명 가운데 심재철·이진복 의원 등은 시기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강석호·박순자 의원 등은 1월 초 합류 의사를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탈당파 비례대표인 김현아 의원은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게 되는 만큼,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출당’을 새누리당에 요구하며 당분간 버틸 것으로 전망된다.
창추위는 또 27일 오후 곧바로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원내대표 선출 일정과 국회직 배정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신당의 국회직과 당직 등 주요 자리를 두고 의원들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24일 창당 때까지 사실상 당 대표 구실을 해야 하는 원내대표 후보로는 창추위 공동위원장을 맡은 주호영 의원(4선)과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 의원(4선)이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양쪽의 교통정리가 안 되면 계파색이 옅은 김재경 의원(4선)을 추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날 의총에서 단일 후보가 추대되지 않으면 다음 날인 28일 경선을 치르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출 정책위의장 후보군으로는 3선의 권성동·김세연·김영우·이혜훈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신당의 정강·정책은 새누리당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신당이 기본적으로 보수를 지향하는 데다, 내부에서도 “현재 새누리당의 강령 역시 훌륭하지만 지키지 않은 게 문제”라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정병국 창추위 공동위원장은 신당의 정강·정책 준비 과정과 관련해 “탈당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등이 모두 모여 논의하고 국민을 상대로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28일 자체 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추위의 기본 강령 초안은 김영우 의원이 맡아서 준비 중이며, 해외 주요 보수정당의 강령 등을 두루 참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의 강령을 실현할 세부 정책들은 사드 배치나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대북 제재 등 안보 관련 문제를 제외하고는 새누리당과 확실한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 라디오에 나와 야권 대선주자들 사이에서 거론되는 ‘기본소득제'에 대해 “우리도 장기적으로 검토할 시기가 왔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으며, 법인세 인상 문제도 “세금 부담을 늘릴 때 법인세도 결코 예외가 아니라는 말을 해왔다. 법인세뿐 아니라 부가가치세, 소득세 등 전반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석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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