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1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나 “연초에 탈당하려고 한다”면서 “(탈당을) 일찍 하고 싶었는데 그러면 탈당을 유도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분당이) 지난 다음 탈당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탈당 뒤 창당이나 개혁보수신당 등에 합류하느냐는 질문에 “전혀 그런 것 (없다), 택도 없는 이야기다”라면서 “전직 대통령이 이만큼 했으면 오래했다. 그러니 정치색을 없앤단 뜻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올 한해 우리 국민들이 너무 실망을 했을텐데 정유년 새해는 국민들이 좀 기가 살고, 좀 하는 일들이 잘 됐음 좋겠다”라고 말했다. 차기 지도자의 조건을 묻는 질문에는 “자칫 잘못하면, 어느 후보에게 적합한 말이 되버리면, 오해받을 소지가 있으니까 좀 걱정스러워서 말하기 힘들다”며 언급을 피했다.
이명박 대통령 측근인 장다사로 전 청와대 기획관리실장은 <한겨레> 통화에서 “최순실 사태 이후 새누리당에서는 비전과 희망이 없다고 판단하고 탈당을 고민하셨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이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 쪽에 힘을 실어줄 뜻이 있는지에 대해 장 전 실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나경원 의원, 이동관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친이계 정치인들이 반기문 총장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는 “당분간 대통령과 분리해 생각해달라”며 선을 그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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