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새해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8명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응답해, 여전히 탄핵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헌재의 탄핵 여부 선고 시기로는 응답자 절반 이상이 ‘1월’을 꼽았고, 10명 중 7명은 3월 이전에 선고가 나길 원했다.
지난달 28~29일 진행한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0.2%는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답했다. ‘탄핵해서는 안 된다’고 답한 응답자는 14.9%에 그쳐, 탄핵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65.3%포인트 많았다. ‘모름·무응답’은 4.9%였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가 97.6%의 압도적인 찬성률을 보였고, 인천·경기(83.9%)와 대전·세종·충청(81.2%), 서울(80.1%) 등이 뒤를 이었다. 강원·제주(68.9%), 부산·울산·경남(71.4%)은 평균치를 밑돌았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도 찬성 의견이 69.3%로 전국 평균 아래였지만, 반대(25.3%)보다는 두 배 이상 많았다.
20대(95.7%)와 30대(92.7%), 40대(91.6%) 모두 탄핵 찬성 응답이 90%대를 넘어섰다. 50대에서는 찬성이 72.8%, 반대가 22%였고, 60살 이상에선 찬성 55.9%, 반대 31.9%로 격차가 24%포인트 수준까지 좁혀졌다. 탄핵에 반대하는 의견 대부분이 50대 이상 연령층에 몰려있는 셈이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 정의당 지지층의 90% 이상이 탄핵에 찬성했고, 개혁보수신당(가칭) 지지층도 75%가 찬성(반대 18%) 의견을 밝힌 점이 눈에 띈다. 새누리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이들 중에서는 22.8%만이 탄핵에 찬성했고, 반대가 69.5%에 달했다.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이들 중 98.2%가 탄핵에 찬성했지만, 반기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경우 50.5%는 탄핵에 찬성하고 41.4%는 반대했다. 2012년 대선 때 박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답한 이들 가운데 54.4%가 탄핵에 찬성해, 반대한다고 응답한 35.1%를 압도했다.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 탄핵에 대한 판단을 언제쯤 내리는 게 좋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1월’이라고 응답한 이들이 56.0%로 가장 많았고, ‘2~3월’ 13.8%, ‘4~5월’ 2.3%, ‘6월’ 2.8% 순으로 나타났다. ‘헌재에 맡겨야 한다’고 답한 이들은 21.9%였다. 현실적으로 헌재 선고가 1월에 이뤄지기 쉽지 않은데도 과반이 ‘1월’이라고 응답한 것은 그만큼 국민 다수가 헌재의 신속한 결정을 바라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결정 시기를 ‘헌재에 맡겨야 한다’고 답한 이들의 분포를 보면, ‘탄핵에 반대한다’고 답한 응답자와 유사한 특성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36.6%), 연령별로는 50대(32.1%)와 60살 이상(33.1%)에서 많았으며, 새누리당 지지층의 45.3%, 반기문 후보 지지층의 39.3%를 차지했다. 반면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은 73.7%가 ‘1월’로 응답했고, ‘헌재에 맡겨야 한다’는 응답은 7.9%에 그쳤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