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17년 서울시 시무식에서 직원들과 함께 힘찬 함성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새해 업무 첫날인 2일 ‘대선 출마’를 사실상 공식 선언했다.
박 시장은 이날 아침 페이스북에 “온 국민이 대한민국의 총체적 개혁을 요구하는 시점에 평생을 혁신과 공공의 삶을 살아온 저는 시대적 요구에 따르기로 결심했다”며 “낡은 질서를 청산하고 새로운 세상을 누구보다 가장 잘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대한민국의 거대한 전환, 대혁신을 기필코 이루겠다”고 썼다. 이어 그는 “차기 대선은 고질적인 지역구도, 색깔논쟁, 진영대결이 아니라 새 시대의 비전을 제시하는 경쟁이 되어야 한다”며 “말과 구호가 아니라 어떤 성취를 보여주었는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권변호사로, 시민운동가로, 광역단체장으로 일하며 성과를 내온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한 것이다.
박 시장이 새해 들머리에 대선 출마를 못박은 것은 그동안 정치권 안팎에서 퍼져온 ‘중도포기설’을 차단하고 반등을 기대하는 노림수로 보인다. 박 시장 쪽은 좀체 오르지 않는 대선 지지율의 원인 중 하나로 중도포기설을 꼽고 있다. “박 시장은 출마하지 않거나 대선까지 완주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 때문에 지지를 망설이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탄핵 국면을 전후해 지지율 조사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밀려난 박 시장은 연말연시 여러 여론조사에서 안희정 충남지사 등에게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시장 쪽 관계자는 “탄핵정국에서 대선시계는 빠르게 돌아갈 테니, 광범위하게 움직이려면 결심을 밝힌 뒤에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그동안 박 시장이 출마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들이 많이 퍼져 있어 박 시장의 명징한 결심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여의도에 대선캠프 성격의 사무실을 마련한 박 시장은 새해를 맞아 전국으로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지난 연말까지 광화문광장에서 이어온 시국토론회 ‘박원순과 국민권력시대’를 전국 투어 형식으로 진행하는 방안 등을 놓고 고민중이다. 박 시장 쪽은 “늦어도 설 연휴(27~30일) 전에는 공식 출마선언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엄지원 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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