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을 탈당한 원희룡 제주지사가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보수신당 창당준비회의에 참석해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 남경필 경기지사와 포옹하고 있다. 이들은 한나라당 시절 정치쇄신을 주장하며 `남원정'으로 불린 바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원희룡 제주지사가 4일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창당을 준비 중인 개혁보수신당(가칭) 참여를 선언했다. 원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패거리 정치에 막혀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권력이 분산되고 정치세력 간 연합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협력의 정치문화, 국민의 뜻이 제때 반영될 수 있는 건강하고 개방적인 정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신당에 합류하는 각오를 밝혔다.
원 지사의 신당 참여는 2000년대 초반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 소장파의 상징이었던 이른바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의 재결합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1999년 한나라당 내 30~40대 개혁 성향 의원들이 모여 ‘미래연대’를 만들었고, 이 가운데 ‘남·원·정’은 이회창 총재 등 당내 주류에 맞서며 정치적으로 성장해왔다. 2007년 대선 이후 각자의 길을 걸어왔던 세 사람이 이번에 새누리당을 깨고 나온 비주류 정당에서 다시 만난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정국을 집어삼키던 지난해 11월 초, 남경필 경기지사와 정병국 의원이 제주도를 찾아 원 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들 세 사람은 일찌감치 탈당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했다고 한다.
이젠 소장파가 아닌 대선주자 또는 당 대표 후보급으로 성장한 이들은 앞으로 당내에서 ‘김무성-유승민’ 투톱 체제와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정책 경쟁 등을 통해 당내 다양성과 역동성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날 당에 합류한 원 지사는 ‘남·원·정’이 다시 뭉친 것과 관련해 “2000년대 초엔 제왕적 총재 풍토에 맞서 30대 정치인으로서 몸부림을 쳤는데, 지금은 ‘남·원·정’이 50대가 됐으니 좀 더 성숙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공당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치열한 역할을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오는 24일 창당을 앞둔 신당의 당명으로 ‘보수당’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진짜 보수’, ‘보수 본연의 가치’, ‘보수 적통’ 등을 강조해온 만큼, 간결하고 선명한 메시지 전달에 적절한 당명을 선정하려는 기류가 강하다는 게 핵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신당은 5일 예정된 발기인대회를 앞두고 발기인 모집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인재영입팀장을 맡은 김성태 의원은 “4일 오전까지 발기인 841명을 확보했다. 곧 1000명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화영화 <뽀로로>의 제작자인 최종일씨 등도 발기인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진환 김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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