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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인명진 “나라 망친 패거리 정치의 민낯 보여”

등록 2017-01-06 21:54수정 2017-01-06 22:27

상임전국위 무산되자 강도높게 비난
쇄신 물거품 위기에 당 떠날 수도
정우택 원내대표는 설득작업 나서
“인 위원장 떠나면 나도 떠나는 것”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둘째)이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13차 상임전국위원회가 정족주 미달로 무산되자 정우택 원내대표(맨 왼쪽부터), 박맹우 사무총장, 안상수 상임전국위 임시 위원장과 함께 대책을 논의한 뒤 자리에 앉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둘째)이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13차 상임전국위원회가 정족주 미달로 무산되자 정우택 원내대표(맨 왼쪽부터), 박맹우 사무총장, 안상수 상임전국위 임시 위원장과 함께 대책을 논의한 뒤 자리에 앉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보수를 살리겠다”며 기세 좋게 입성했던 인명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본격적인 당 쇄신에 나서보지도 못하고 시작부터 ‘쓴잔’을 마셨다. 전권을 부여받은 비대위원장임에도 6일 예정됐던 상임전국위원회 무산으로 비대위 구성조차 못 하는 처지로 전락한 것이다.

인 위원장의 실패는 일차적으로 8선의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을 넘어서지 못한 데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인 위원장이 그동안 민심과 동떨어진 당의 ‘패거리 정치’가 어디까지 곪아 있었는지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인 위원장은 상임전국위 무산 직후 “나라를 망친 패거리 정치의 민낯이 어떤가를 국민 여러분들에게 낱낱이 보여주는 사태”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지만, 이미 정치적 타격을 입은 그에게 현 상황을 돌파할 뚜렷한 카드는 없어 보인다. 친박 핵심들은 여전히 완강하게 저항하고, 자신이 의지했던 여론도 이제 새누리당의 내부 쇄신 자체에 냉소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인 위원장은 자신이 예고했던 대로 오는 8일 거취를 표명할 전망이다. 선택지는 ‘사퇴’를 하거나, 자존심을 버리고 비대위 구성을 재시도하는 두 가지다. 인 위원장은 그동안 “나는 잃을 게 없다”며 언제든 비대위원장직을 던지겠다고 공언해왔다. 인 위원장 스스로 자존심이 굉장히 센 데다, 이번 사태로 가족 등 주변의 사퇴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어 실제 그가 사퇴를 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다. 인 위원장 주변의 한 인사는 “인 목사가 처음부터 ‘새누리당에 조문왔다’고 하지 않았나. 구상했던 것들이 조금이라도 막히면 언제든 떠날 사람”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인 위원장의 당 쇄신에 힘을 실었던 이들은 마지막까지 그를 붙들고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인 위원장이 떠나면 (나도) 다 떠나는 것”이라고 배수진을 치고 있고, 당내 다수 의원도 그가 사퇴하면 당이 회복 불가능한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란 위기감을 갖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인 위원장이 잔류 요구를 받아들이면 당은 ‘몇몇 친박’과 이를 제외한 ‘비대위파’로 분리될 것”이라며 “이번 무산 사태로 인 위원장의 당 장악력이 점차 커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인 위원장도 이날 참석한 상임전국위원들에게 “오늘 사태를 깊이 숙고해 의견을 말씀드릴 기회를 가지려고 한다”면서도 “당을 잘 추슬러 당 개혁과 당 세우는 일에 앞장서겠다. 도와달라, 함께 해달라”고 여지를 남겨뒀다.

인 위원장이 잔류를 택하면 곧바로 당은 비대위원장 권한으로 상임전국위원 구성을 바꿔 다시 비대위 구성을 시도하며 ‘2라운드’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인 위원장이 친박 중진들에게 탈당계를 제출받았지만 이를 되돌려줄 가능성이 있어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정치쇼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만큼, 그가 새누리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또 그에 맞는 정치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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