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빠진 ‘마지막 청문회’…대통령 전속미용사 등 줄줄이 불참

증인 20명 중 2명, 참고인 4명 중 1명만 출석해
특위, 박상진 삼성 사장·미용사 자매 등 고발키로
‘위증 혐의’ 조윤선 장관도…야 “해임건의안 처리”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7차 청문회에서 증인석 및 참고인석이 비어 있다. 이날 청문회에는 증인으로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 남궁곤 이화여대 교수가 참고인으로는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 많이 출석했다. 연합뉴스

9일 오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마지막 청문회가 열렸지만, 핵심 증인들 대부분이 출석하지 않아 맥빠진 청문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출석한 증인은 국조특위가 채택한 증인 20명 가운데 단 2명(정동춘 케이스포츠재단 이사장,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뿐이었고, 참고인 역시 채택된 4명 가운데 1명(노승일 케이스포츠재단 부장)이 전부였다.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이날 출석하지 않은 대통령 전속 미용사 정송주씨 자매와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안봉근,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을 청문회 불출석에 따른 국회 모욕죄 등으로 고발 의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이미 출석했다가 위증 논란에 휘말린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경희 이화여대 학장 등을 위증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이번에 고발된 증인들에 대해서는 위원회 차원에서 특검의 엄정 조사를 촉구하고, 사법부에도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는 애초 박근혜 대통령의 전속 미용사인 정송주 원장 자매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어서 ‘세월호 7시간 행적’과 ‘박 대통령의 올림머리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추궁이 예상됐다. 하지만 정씨 자매는 이날 아침 돌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청문회장에 나오지 않았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두 자매의 불출석 사유서의 내용과 서명조차도 유사하다. 이들의 출석을 방해하는 배후 세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위원회 차원의 엄정 조사를 촉구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조윤선 문화부 장관은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고, 국무위원이면서도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국회 차원에서 조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상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석진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