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보수신당은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명 확정을 위한 창당준비회의를 열어 투표를 거쳐 ‘바른정당’으로 확정한 뒤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축하하고 있다. 왼쪽부터 남경필 경기지사, 유승민 의원,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김무성 의원, 이종구 정책위의장.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18살 선거연령 인하 또 당론 못 정하고 갈팡질팡
공수처 “다수 찬성” 불구, 당내 반대 의견에 막혀
다선 많아 의견 통일 안 되고, 당내 리더십도 부재
공수처 “다수 찬성” 불구, 당내 반대 의견에 막혀
다선 많아 의견 통일 안 되고, 당내 리더십도 부재
의원 30명의 원내 4당인 바른정당이 정국의 주요 정책 의제로 떠오르고 있는 사안에 대해 제대로 된 당의 방침을 정하지 못한 채 오락가락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공수처 설치나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선거연령 18살 하향 조정 등과 관련해 토론을 거듭하고 있지만 내부 이견 정리에 실패하면서, ‘당론 없는 정당’으로 전락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안이 선거연령을 18살로 낮추는 문제다. 바른정당은 지난 4일 창당준비 회의 뒤 선거연령 인하에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했지만, 당시 회의에 불참한 의원들의 반발로 원점 재검토에 들어갔다. 야당이 강력하게 추진 중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관련해서도 갈지자 행보다. 이종구 정책위의장이 지난 4일 “(공수처 신설에) 다수 의원이 찬성했다”고 당론 채택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권성동 의원 등 당내 법조인 출신의 이견에 막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바른정당은 20일에도 ‘이도 저도 아닌’, 정확한 방침이 무엇인지 모를 애매한 논의와 발표를 되풀이했다.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창당준비회의에서 “저희가 지난번 30분 의원들에게 소위 개혁입법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 모았지만 당시 유보 의견을 주신 분들이 많아 재차 의견을 모았다. 선거연령 하향, 공수처, 상법개정안 등을 다시 물어 오늘 토의를 하고 기자들에게 결과를 브리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의 뒤 브리핑 내용을 보면, 역시나 무엇 하나 정해진 게 없었다.
이 의장은 브리핑에서 18살 하향 조정과 관련해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선거연령 하향’에 많은 의원이 긍정적인 입장을 다시 견지했다. 4당 정개특위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도 “의원 3분의 2가 넘는 경우엔 당론으로 할 수 있다는 말을 드린 적이 있는데, 이 안건은 3분의 2가 찬성한 게 아니다”라며 “일부 소수 반대하더라도, 정개특위에서 18세 하향을 존중하고 찬성한다는 당의 입장을 원내대표단에 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바른정당이 주장하는 ‘4당 정개특위’는 자신들이 신설을 제안했을 뿐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조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지난주에 “(이전) 정치발전특위에서 6개월간 논의를 했다. 정치적 판단과 결단만 남은 문제다. 또 논의하자는 건 지연전술일 뿐이다”(우상호 원내대표)라고 이 문제와 관련한 정개특위 신설을 거부한 바 있다.
이 의장은 공수처 신설과 관련해서도 “지금 저희 당이 권성동 의원을 비롯해 법사위원들이 새롭게 안을 마련하고 있다. 설치 방법이나 대상 등이 광범위해서 (앞으로)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바른정당의 바른입법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공수처 신설 역시 찬반 선택이 아닌, ‘제3의 안’을 만들겠다며 결론을 유보한 셈이다. 경제민주화 법안으로 알려진 상법개정안도 이 의장은 “전자투표 단계적 도입은 상당 부분 많은 (의원들이) 지지했지만, 다른 것은 이견이 많다. 정책당론회의 열어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이 이처럼 원내교섭단체 구성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쟁점 법안에 당론조차 정하지 못하는 현실을 두고, 당 내부에서조차 자조적인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다는 것도 아니고 안 한다는 것도 아닌 ‘반반정당’ 또는 ‘오락가락 정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당의 한 핵심 인사는 “의원 30명의 당선 횟수(선수)를 합치면 89선이다. 개별 의원들이 모두 3선급 중진이어서 의견 통일이 안 되는 면이 있다”고 씁쓸해했다. 당의 대선주자(유승민, 남경필)와 대주주(김무성)가 따로 있어 확실한 리더십이 없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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