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을 찾아 손을 잡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부산에 있는 서점인 남포문고에서 도우미 활동도 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대한민국의 문화계를 황폐화시켰다”며 “이명박·박근혜 정권부터 쭉 이어져 온 새누리당 정권의 행태다. 국민이 정권교체로 엄중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부산/연합뉴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모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한국방송>(KBS) 출연 섭외가 무산된 것을 놓고 문 전 대표 쪽과 한국방송의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문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김경수 민주당 의원은 20일 보도자료를 내어 “지금도 한국방송에는 과거 특정 대선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방송인들이 출연하고 있고 문 전 대표는 지금 대선 후보가 아니라 잠재적 주자일 뿐이다”라며 “누군가를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방송 출연을 금지한다면 지금 사법 심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블랙리스트’와 무엇이 다르냐”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한국방송의 납득할 만한 조처가 없는 한, 25일로 예정된 문 전 대표의 케이비에스 신년기획 ‘대선 주자에게 듣는다’ 출연은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이 문제는 상임위(국회 미방위)에서 (한국방송) 사장을 불러 따져 물어야 할 주제”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 홍보부는 자료를 내어 “블랙리스트 논란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한국방송은 “개그맨 최형만씨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 참여해 ‘아침마당’ 제작진이 출연 정지시킨 사례가 있다”며 “황교익씨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면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을 원칙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동일하게 적용할 것”이라며 황씨에 대한 조처를 유지할 뜻을 밝혔다.
황씨는 지난해 연말 한국방송 ‘아침마당’ 프로그램의 목요특강 코너에 출연 섭외를 받고 피디 등과 협의해왔으나, 자신이 문 전 대표 지지모임인 ‘더불어포럼’에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리자 이를 이유로 출연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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